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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착실했다"···'박사방' 8급 공무원, 거제선 모범 공무원

중앙일보 2020.03.25 15:22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엄청 착했어요. 일도 열심히 하고 밖에서 볼 때는 전형적인 착실한 공무원이었어요.”
 

거제시 30대 공무원 박사방 연루 혐의로 구속
처음엔 유료회원이었다 박사방 운영에 관여 혐의
부모 "효자인데 이 사건에 연루된 것 믿지 못해"

 성 착취 동영상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박사방’ 조주빈(25)의 공범 의혹을 받는 현직 공무원이 경남 거제시청 소속 공무원 A씨(30)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함께 근무했던 거제시의 다른 공무원들은 “구속된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큰 사건에 연루되었는지 몰랐다”며 “평소 말도 없고 내성적이어서 무던하게 일을 했는데 이런 사건에 연루됐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25일 거제시와 서울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10일쯤 A씨가 서울에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간 뒤 출근을 하지 않았다. 이틀 뒤쯤 거제시 관계자가 A씨 부모에게 전화한 뒤 구속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거제시는 서울경찰청으로부터 A씨가 형사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된 사실을 통보받고 직위를 해제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11월 초에 서울에서 형사 2명이 내려왔고, 며칠 뒤 A씨가 경찰에 출석했지만 구속되지 않고 다시 출근해 1월에 다시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갔을 때도 우리는 큰 사건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당시 감사실에서 A씨와 관련한 경찰 문서를 보니 ‘동영상’ 관련이라고 적혀 있어서 불법 동영상을 유포한 것 정도로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거제시는 재판을 통해 A씨의 유죄가 확정되면 파면이나 해임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강정현 기자

 
 A씨는 미혼으로 거제시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4~5년 전쯤 공무원이 돼 그동안 거제시 여러 부서에서 근무하다 현재 부서로 발령 난 지 3일 만에 ‘박사방’에 연루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전산 업무를 담당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2월 4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 및 배포 등)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당초 조씨가 운영하는 박사방에서 동영상을 받아 보는 유료 회원이었다가 이후 박사방 운영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거제시 관계자는 “오늘 아침 언론을 통해 A씨의 성이 나오고 구속 시기 등이 비슷해 박사방에 연루된 지방 공무원이 A씨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구속이 되었을 때도 동영상 관련 정도로만 알았지 이렇게 큰 사건에 연루된 것은 몰랐는데 오늘 아침 모든 직원이 그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은 상태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0일 ‘성 착취물 제작·유포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검거’ 관련 보도자료를 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조씨가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 ‘박사장’을 ‘박사’로 변경하면서 텔레그램 대화방이 ‘박사방’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조주빈(25)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조주빈(25)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조씨는박사방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회원을 이른바 ‘직원’으로 지칭하면서 피해자들을 성폭행하도록 지시하거나 자금 세탁과 성착취물 유포, 대화방 운영 등의 임무를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A씨 가족은 2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아들이 효자인데 이런 사건에 연루됐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거제=위성욱·이은지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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