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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붕어빵 샀는데 어쩌나"…목포 확진자 부부, 감염경로 '오리무중'

중앙일보 2020.03.25 12:43

"목포는 확진자 없을 줄 알았는데…"  

지난 24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전남 7·8번째 확진자 부부의 전남 목포시 소재 연산동 붕어빵 트럭 옆을 취재진이 걸어가고 있다. 진창일 기자

지난 24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전남 7·8번째 확진자 부부의 전남 목포시 소재 연산동 붕어빵 트럭 옆을 취재진이 걸어가고 있다. 진창일 기자

"우리 가족도 일주일 전에 여기에서 붕어빵 사 먹었는데 어쩌나."

전남 목포서 붕어빵 팔던 부부 확진
주민, "확진 전날까지 붕어빵 팔아"
현금거래…손님들 신원 확인도 난항

지난 24일 전남 목포시 연산동의 한 붕어빵 트럭 앞을 지나던 한 주민이 걱정스럽게 꺼낸 말이다.
 
이곳에서 붕어빵 트럭을 운영해온 A씨(61·여)와 B씨(72) 부부는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트럭 옆에서 방역작업을 하던 공무원을 붙잡고 "정말 이 붕어빵 트럭 주인이 확진된 게 맞냐"고 묻는 주민도 있었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날씨가 풀린 뒤로도 퇴근 시간 등에는 A씨의 붕어빵 트럭을 찾는 손님이 이어졌다고 한다. 주민들은 A씨에 대해 "오전부터 오후 7~8시까지는 매일 자리를 지키며 장사를 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주민 김모(69)씨는 "그동안 목포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없어서 마음을 놓았었는데, 우리 동네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말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며 "더구나 어디서 감염된 것인지를 알지도 못한다니 걱정이 더 크다"고 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지난 21일 오후 전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남 6번째 확진자 발생에 따른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지난 21일 오후 전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남 6번째 확진자 발생에 따른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잘못된 동선 정보…주민들 혼란 가중

주민들은 A씨 부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날인 지난 23일까지 붕어빵 트럭이 영업을 한 것으로 기억했다. 전남도와 목포시는 최초 동선 발표 당시 "부인 A씨만 19일까지 붕어빵 장사를 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조사에서 남편 B씨가 23일 영업을 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혼선을 빚었다.
 
평소 붕어빵 트럭을 이용했다는 한 주민은 "통장님이나 주민들이 어제까지 A씨가 장사를 한 것을 분명히 봤는데, 목포시에서는 19일까지만 장사를 했다고 하면 누구 말을 믿어야 하느냐"며 "혹시 다른 붕어빵 가게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고 했다.
 
목포시민들의 더 큰 걱정은 "A씨 부부를 감염시킨 확진자가 지역 내에 숨어있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다. 전남 목포는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 사태 와중에도 그동안 단 한명도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 11일 오후 전남 목포항 여객터미널 대합실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코로나19 예방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오후 전남 목포항 여객터미널 대합실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코로나19 예방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금만 거래' 붕어빵 손님 확인 난항 

전남도와 목포시 등은 A씨가 어떻게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를 파악하는 데 힘을 쏟고 있지만, 정확한 동선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A씨 부부는 코로나19 주요 확진 경로로 지목된 유럽 등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않았고 신천지 신자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 지역에서 목포와 인접한 곳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곳은 무안뿐이다. 지난 21일 무안군에 거주하는 C씨(43)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C씨는 체코에서 2년 6개월을 거주하다 지난 17일 귀국했었다.
 
A씨는 전남 무안군의 한 교회 신자로 지난 1일과 8일 예배에 참석했다. 16일에는 저녁 기도모임도 나갔다. 이 교회의 신자는 9명이다.  

 
전남도와 목포시는 A씨가 노점에서 붕어빵을 팔았기 때문에 다수의 주민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A씨가 운영하던 붕어빵 트럭은 대부분 현금으로 거래한 탓에 접촉자를 특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남 목포시는 지난 13일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공영주차장을 무료 개방했다. [연합뉴스]

전남 목포시는 지난 13일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공영주차장을 무료 개방했다. [연합뉴스]

 

A씨 부부 접촉자 모두 음성 판정 

A씨 부부가 목포시 연산동에서 붕어빵 트럭을 운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근의 또 다른 붕어빵 트럭 주인이 확진자"라는 잘못된 정보도 퍼지고 있다.
 
A씨 부부는 지난 22일 목포시와 무안군에 거주하는 딸과 손자 등 가족 4명과 식사를 했었다. 23일에는 발열 등 증상 때문에 함께 거주하는 아들의 자가용을 이용해 목포시내에 있는 내과의원을 찾은 뒤 목포기독병원 선별진료소로 이동했다.
 
전남도와 목포시는 A씨의 교회 목사와 교인을 포함한 43명의 접촉자를 특정하고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진행한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목포=최경호·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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