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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조주빈 포토라인 세웠고 검찰 못해···조국이 바꾼 풍경

중앙일보 2020.03.25 11:35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 [뉴스1]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 [뉴스1]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서울종로경찰서 앞 포토라인에서 처음으로 심경을 밝혔다. 갈색 라운드 티와 검은색 바지를 입은 그는 머리 부분에는 반창고를 붙이고 목에는 보호대를 찬 상태였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던 19일 검은색 점퍼를 뒤집어쓴 채 얼굴을 가렸던 것과 달리 이날은 얼굴이 그대로 드러났다. 전날 서울지방경찰청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에서 조씨의 신상공개를 결정하며 주민등록증 사진을 공개한 것을 제외하면 언론에 실제 얼굴 전체가 드러난 건 처음이다. 짧게 입장을 말한 그는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24일 검찰이 법무부 규정을 이유로 조씨에 대한 촬영이나 중계를 허용하지 않은 것과 달리 경찰은 그를 언론 포토라인에 세웠다. 검경이 다른 입장을 내렸던 이유는 뭘까.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 [뉴스1]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 [뉴스1]

검찰은 포토라인 No

검찰이 조씨를 포토라인에 세우지 않은 건 '조국 사태' 이후 바뀐 법무부 훈령 때문이다. 개정 전 검찰은 차관급 이상의 공무원, 국회의원, 치안감급 이상 경찰공무원, 정당 대표 및 최고위원, 자산총액 1조원 이상의 기업 대표에 대해서만 실명을 공개했다. 또 피의자의 소환 또는 조사 사실이 알려져 촬영 경쟁으로 인한 물리적 충돌이 예상될 때 포토라인을 설치했다.  
 
하지만 26년 동안 유지돼온 포토라인 관행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시작하며 훈령을 개정해 없어졌다. 지난해 12월 1일 개정·시행된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에 따르면 검찰은 수사과정 일체에 대해 촬영ㆍ녹화ㆍ중계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언론의 포토라인 설치까지 제한할 수 있다. 이에 조 전 장관과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수차례 비공개 소환 조사를 받아 ‘황제 소환’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경찰엔 포토라인 설치 남아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 [뉴스1]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 [뉴스1]

다만 개정된 법무부 훈령은 검찰에만 해당할 뿐 행정안전부 소속인 경찰한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당시 민갑룡 경찰청장은 “검찰에서 포토라인을 폐지한다는 발표를 했기 때문에 같은 수사기관 내에서 다르게 할 순 없을 것”이라며 “향후 수사에선 기조에 맞춰 해야 한다고 본다”고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지만, 경찰청 훈령에는 여전히 포토라인 설치에 대한 규정이 있다.
 
경찰청 훈령에 따르면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 제고 등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 필요한 경우 언론에 의한 취재를 허가할 수 있다(13조)” “수사과정에서 안전사고 방지와 질서유지를 위해 언론의 촬영을 위한 정지선(포토라인)을 설치할 수 있다(17조)”고 규정하고 있다.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 강정현 기자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 강정현 기자

 

양현석·김건모도 포토라인 서

논란이 있었던 지난해 10월 경찰청은 황창규 KT 회장을 비공개 소환했지만, 같은 해 11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조사를 받은 양현석 YG 대표는 포토라인에 섰다. 올해 1월 성폭행 혐의로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가수 김건모도 마찬가지다. 허윤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는 경찰의 조주빈에 대한 공개 결정을 두고 “중대한 범죄고 모방 범죄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일벌백계 차원에서 공개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법원에 출석하는 피고인나 피의자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될 수 있다. 공개 재판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이전에 검찰 조사에서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조 전 장관과 그의 부인 정 교수를 비롯해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과 전광훈 목사도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법원 앞 포토라인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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