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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무제한 양적완화’에 아시아 증시 반색, 닛케이 7% 상승

중앙일보 2020.03.25 00:06 종합 4면 지면보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무한의 영역에 발을 디뎠다. 무제한 양적완화. 말 그대로 달러를 한도 없이 찍어낸다는 의미다. 107년 Fed 역사상 한 번도 걸어본 적이 없는 길이다.
 

WSJ “Fed가 가진 모든 화살 다 쏴”
미국, 시장악화 때 더 쓸 카드 없어

Fed는 23일 오전 8시(현지시간) 3쪽 분량의 긴급 성명을 냈다. 미국 주식시장 개장을 1시간30분 앞둔 시각이었다. 직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긴급회의에서 나온 결과가 성명에 담겼다.
 
“Fed는 미국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 이를 통해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을 촉진하겠다.” 여기까진 성명에 늘 따라붙는 일상적 표현이었다. 파격은 그다음 단락부터였다.
 
“시장 기능을 원활히 하고 통화정책이 금융 부문에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데 필요한 만큼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사들이겠다.” 문장 어디에도 숫자는 없었다. 한도액이 들어가야 할 자리는 ‘필요한 만큼(in the amounts needed)’이란 문구가 대체했다. 유례없는 무제한 양적완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경제가 위기에 빠져들자 Fed는 다시 금융위기 때 썼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16일 7000억 달러 규모의 4차 양적완화를 발표했다. 이런 깜짝 결정에도 시장 불안이 가라앉지 않자 Fed는 무제한 양적완화라는 파격을 선택한다. Fed는 평시에는 정책금리를 움직여 시장에 풀리는 유동성을 조절한다. 하지만 초저금리 상황에선 국채와 MBS 등 자산을 사고파는 비전통적인 방법으로 시중에 풀리는 달러의 양을 결정한다. Fed가 사들인 자산이 늘면 늘수록 시중에 풀린 달러의 양은 증가한다.  
 
양적완화의 역사는 길지 않다. 원조는 일본이다. 1990년대 후반 부동산 거품 붕괴로 일본 경제가 위기를 맞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2001년 ‘양적금융완화’란 이름의 통화정책을 처음 단행한다.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시작으로 2008년 미국도 금융위기를 맞는다. Fed는 초저금리 정책에도 시장 공포가 사그라들지 않자 BOJ 정책을 가져다 썼다. 2008년 1차, 2010년 2차, 2012년 3차 양적완화를 실시한다.
 
위기 강도에 따라 Fed는 판돈을 키웠다. 이번엔 한도를 아예 없앴다. Fed는 기준금리(연방기금 금리)를 연 0.0~0.25% 사실상 ‘제로’로 이미 낮춰 놨다. 이번 성명에 밝힌 그대로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은 꺼내놨다. 거꾸로 Fed가 ‘올인’을 외쳤는데도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시장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더 내놓을 카드가 당장 없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는 가진 모든 화살을 다 썼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23일 미국 증시는 다우지수가 3% 하락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다음 날인 24일 아시아 증시는 활짝 웃었다. 한국 코스피와 코스닥이 8% 넘게 급등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7.13%, 중국 상하이지수도 2.34% 올랐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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