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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카메라 해킹으로 사진 유포한 '와치맨', 과거 집행유예 참작 사정 보니

중앙일보 2020.03.24 19:04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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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프로토콜(IP)카메라 해킹 78회, 해킹 미수가 340회.

 
 아동ㆍ청소년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ㆍ유포된 텔레그램 채팅방 ‘n번방’의 전 운영자로 알려진 '와치맨' 전모(38)씨의 과거 범행 전력이다. 전씨는 2018년 6월 대구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판결을 받았다. 그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텔레그램을 이용해 불법 촬영물을 유포했다.

 

IP카메라 해킹해 사생활 침해

전씨는 2017년 주변 IP를 검색할 수 있는 컴퓨터프로그램을 이용해 모르는 사람의 IP 카메라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한다. 집 안에 설치된 IP카메라는 보통 반려동물을 관찰하거나 폐쇄회로(CC)TV용으로 쓰이며 사생활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긴다. 전씨는 이런 방법으로 다른 사람들의 생활을 훔쳐봤다. 검찰이 기소하며 특정한 해킹 횟수만 78회다. 해킹에 실패한 사례는 더 많았다. 비밀번호를 변경해둔 IP카메라 페이지에 로그인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횟수는 340회에 이르렀다.  
 
전씨의 범행은 해킹에서 그치지 않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전씨는 사생활 침해 범행으로 여성들이 옷을 갈아입는 사진을 구했다. 심지어는 그런 사진을 불법 촬영 영상물이 유포되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기까지 했다. 트위터에도 여성의 신체가 노출된 사진을 ‘노예 사육소’라는 제목으로 올려 불특정한 사람들이 모두 볼 수 있도록 했다. 전씨는 정보통신망법(정보통신망침해 및 음란물유포) 위반으로 유죄를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전씨에게 “죄질이 나쁘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했다.

 

“성관계 사진ㆍ심한 노출 없다”…집행유예

타인의 사생활을 몰래 침해하고 이 범행으로 얻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기까지 한 ‘와치맨’이 집행유예를 받은 사정은 뭘까. 당시 법원은 “범행으로 성관계 장면이나 신체 노출 정도가 심한 영상을 취했다는 증거는 없다”는 점을 양형 이유로 밝혔다. 전씨가 범행으로 얻은 사진이 이른바 ‘수위’가 높지 않았다는 이유다. 또 전씨에게 범죄 전력이 없다는 점을 참작했다. 법원은 앞서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한 전씨의 범행을 고려해 징역형의 집행은 유예하되 200시간의 사회봉사조건을 부과했다.

 
이렇게 받은 집행유예 기간 중 그는 음란물을 게시하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성 착취 사진과 영상을 유포했다. 전씨는 이 혐의로 수원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전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구형했지만 24일 변론 재개를 요청했다. 수원지법도 이를 받아들여 다음 달 9일로 예정됐던 1심 선고를 미루고 6일 다시 재판을 열기로 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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