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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쇼크가 일자리 쇼크 된다…정부 25일 일자리 대책 발표

중앙일보 2020.03.24 17:5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쇼크가 고용시장까지 번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6일 광주 북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 신청 창구에 신청자가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쇼크가 고용시장까지 번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6일 광주 북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 신청 창구에 신청자가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에 입주한 A업체에서 일하던 김모(24)씨는 최근 회사로부터 2주 동안의 무급휴가를 통보받았다. 매출이 점점 줄어들자 일부 직원에게는 3월 한 달을 통째로 쉬라고 통지했다. 김씨는 “회사가 무급휴가에 대해 처음 이야기할 때 최소한의 직원 동의서도 받지 않았다”며 “그저 회사가 힘드니 이해해달라고만 했다”고 말했다.
 

고용지원유지비 지원 비율 추가 확대
"돈 쥐여주는 방식으론 한계"

 실물 경제를 감염시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고용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취약 산업·계층에서는 벌써 고용 불안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4월에는 ‘고용 쇼크’가 올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정부도 심각성을 감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비상경제회의에서 “기업이 어려우면 고용이 빠르게 나빠질 수 있다. 기업의 어려움에 정부가 지원하는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고용 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용유지지원금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정부는 25일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위기관리대책회의를 통해 일자리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휴업·휴직수당의 4분의 3(75%) 수준까지 올린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비율을 추가로 더 올리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경영난으로 직원을 줄일 수 밖에 없는 사업주가 감원 대신 유급휴업·휴직으로 고용을 유지하면 휴업·휴직수당의 일부를 고용유지지원금으로 보조하는 정책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미 시작된 코로나19 고용 충격

 정부가 급히 기업에 돈을 붓고 있지만, 고용시장에서의 충격은 이미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기업은 근로자를 내보내거나 새 일자리를 만들지 않고 있다. 통계청은 2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잠시 일손을 놓은 일시휴직자가 전국에 61만8000명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만2000명(29.8%) 증가해 8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숫자다.
 
 고용 상태가 상대적으로 안정된 근로자만 늘고, 일용직·임시직 근로자는 줄었다. 전체 임금근로자 가운데 고용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근로자는 61만6000명(4.4%) 증가했지만, 하루하루 일거리를 찾는 일용근로자는 10만7000명(-7.6%), 임시근로자는 1만3000명(-0.3%) 감소했다.
 
 이미 일하고 있는 사람의 일자리도 불안하다. 기업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무급휴가·권고사직·해고 등의 방법으로 인건비를 줄이고 있다. 앞서 노동자 보호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 15~21일 코로나19 관련 해고·권고사직 관련 제보가 이달 첫째 주보다 3.2배 늘어났다고 밝혔다.  
 
 지난주 직장갑질119가 모은 코로나19 관련 직장 내 갑질 제보는 315건으로 전체 제보의 36.8%를 차지했다. 특히 무급휴가(무급휴직·무급휴업) 117건(37.1%), 해고·권고사직이 67건(21.3%)으로 많았다.
 
 산업별로는 학원교육, 병원·복지시설, 사무, 판매, 항공·여행 등의 분야에서 제보가 많았다. 직장갑질119는 “항공업에서 시작한 ‘코로나 실업 대란’이 전 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정부의 특별고용지원업종에도 들어가 있지 않은 산업에서 제보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기업 고정지출 깎아줄 방법도 고민해야”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수록 기업에 돈을 쥐여주는 방식만으로는 고용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노동 수요를 미리 예견하고 고용을 민첩하게 조정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4월부터는 견디지 못하는 소상공인부터 고용유지 자체를 어려워하는 곳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용유지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는 돈을 주는 것만으로는 기업이 버티기 어렵다. 4대보험료 등 고정비용 지출을 깎아줄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청와대는 지난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논의를 위한 주요 경제주체 원탁회의를 열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지난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논의를 위한 주요 경제주체 원탁회의를 열었다. 연합뉴스

 정부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여행업·관광숙박업·관광운송업·공연업 등 4개 업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휴업수당(평균임금의 70%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휴업수당조차 받지 못하는 사업장·노동자가 더 많아 지원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주요 경제주체 원탁회의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테마파크·리조트산업·영화산업 등 피해 큰 다른 업종 기업도 이에 준하는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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