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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빨라야 내년… 과학자들 결핵 백신 주목한다

중앙일보 2020.03.24 17:41
 
코로나19 백신을 개발중인 미국 연구시설 [AF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중인 미국 연구시설 [AFP=연합뉴스]

 
전 세계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백신 연내 상용화가 불투명한 가운데, 기존에 있던 백신을 ‘재활용’ 하는 시도가 나오고있다. 미국 모더나 등 대형 제약회사들이 코로나19백신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임상시험을 거쳐 상용화 하는데까지는 적어도 1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 사이 또 한번 팬데믹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자, 과학자들은 한 세기 전에 나온 백신을 주목했다. 바로 ‘결핵 백신’(BCG)이다.
 
23일(현지시간)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따르면 네덜란드ㆍ호주ㆍ독일 등의 연구진들은 각각 결핵 백신을 이용해 코로나19에 대항하는 임상시험을 곧 시작한다. 결핵 백신이 인간의 면역 체계를 전반적으로 향상시켜 코로나19 감염을 줄일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게 궁극적 목표다. 일반인 보다는 감염 위험이 높은 의료진과 감염될 경우 중증 위험이 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코로나19와 결핵은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체가 다르다. 코로나19가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인데 비해, 결핵은 세균(박테리아)이 원인인 질병이라는 점에서다. 숙주 없이도 공기 중이나 물체 표면 등에서 생존 가능한 세균과 달리 바이러스는 반드시 살아있는 생물체의 세포를 숙주로 삼아야만 증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은 세균성 질병보다 치료제나 백신 개발이 어렵다고 여겨진다. 게다가 백신은 일반적으로 한 종류의 표적형 병원체에 특정한 면역 반응을 일으켜 감염을 예방하는 물질이다. 이들은 대체 어떤 근거로 결핵 백신을 코로나19에 적용하는걸까.
 

"BCG 백신이 전반적인 면역력 향상시킬 수 있어"

이들은 BCG 백신이 전반적인 면역 능력을 향상시켜 결핵균이 아닌 병원체도 퇴치할 수 있다는 과거 연구결과를 참고했다. 기니 비사우 국립공중보건연구소에서 ‘반딤 헬스 프로젝트(Bandim Health Project)’를 진행해온 피터 아비와 크리스틴 스타벨 벤이 수십 년 동안 임상 및 관찰 연구를 통해 "BCG가 결핵뿐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를 막는데도 30% 정도 효과가 있다"고 밝힌 연구다. 그러나 이는 발표 이후 줄곧 신뢰성에 대한 비판을 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2014년 내놨다. 하지만 이후 임상 근거가 추가됐고, 미하이 네테아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학 교수는 여기에서 힌트를 얻었다.
 
림프구의 일종인 TㆍB 세포는 바이러스를 기억해 항체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반면, 백혈구로 구성된 선천적 면역체계는 그런 기억력을 갖지 못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네테아 연구팀은 인간의 몸에서 수 개월 살아남을 수 있는 BCG가 T와 B세포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선천성 혈구를 자극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훈련된 면역력”이라고 정의 내렸다. 이들은 2018년 국제학술지 ‘세포 숙주와 미생물(Cell Host & Microbe)’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통해 BCG 백신 접종으로 인한 훈련된 면역이 다른 질병에서도 신체를 보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연구팀은 이번주 네덜란드 8개 병원에서 1000명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첫 임상을 시작한다. 이 외 멜버른 대학 연구소 및 독일 막스플랑크 감염생물학연구소 등도 BCG를 이용한 비슷한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WHO 국제 임상 프로젝트 시작

한편 백신 외에도 국내외 전문가들은 신약 개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기존에 쓰던 약물이나 개발하고 있던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코로나19에 대한 치료 효과가 있는 것을 찾고 있다. WHO는 이 중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과 ‘히드록시클로로퀸’, 에이즈치료제인 ‘칼레트라’를 가장 유망한 코로나19 약물로 정했다. 이를 위해 국제 임상 프로젝트인  ‘솔리대리티(Solidarityㆍ연대)’를 시작하겠다고 22일(현지시간) 밝힌 상태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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