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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제재 압박, 대출 알선에도…서울 학원 10곳 중 9곳 문 열어

중앙일보 2020.03.24 15:59
지난 15일 육군 제2작전사령부 특공여단 장병들이 대구시내 한 학원 자습실에서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육군 제2작전사령부 특공여단 장병들이 대구시내 한 학원 자습실에서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학원 휴원율이 1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정부가 행정 제재와 전용 대출로 휴원을 유도하고 있지만 먹히지 않는 모양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시내 학원·교습소 2만5231곳 가운데 휴원한 곳은 11.3%(2839곳)로 줄었다. 지난주 금요일(26.8%)보다 15.5%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10곳 중 1곳이 문을 연 셈이다.
 
서울 3대 학원가로 꼽히는 목동과 노원이 속한 강서·양천, 북부지역의 휴원율은 각각 5.6%, 6.2%로 전체 지역 가운데 가장 낮다. 대치동 학원가를 포함한 강남·서초 지역 휴원율은 13.27%로 평균보다 높았다.
 
정부는 '학원 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며 휴원을 권고하고 있다. 휴원율을 높이기 위해 제재와 유인책도 동원하고 있다.
 
24일 '코로나19 감염예방 관리 지침'을 발표한 교육부는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이 학원이 지침을 지키는지 점검하고 이를 어기면 집합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학원은 집합금지명령을 어기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최대 3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교육부는 학원에서 확진자가 나올 경우 치료비와 방역비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확진자 발생 학원의 상호를 공개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유인책도 꺼냈다. 교육부는 학원을 대상으로 한 특례보증 대출 상품 출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경영난을 이유로 휴원을 꺼리는 학원의 설득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학원들은 대출로는 생계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대출을 받는데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빚을 늘리는 데 거부감이 커 휴원율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개원 요구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2주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90% 이상이 개원을 원했다"고 밝혔다.
 
학원들은 휴원을 유도하기보다 방역 대책을 세워달라고 촉구했다. 지난 20일 학원총연합회는 입장문을 통해 "전국 학원이 자발적으로 휴원에 동참하고, 불가능한 학원은 비용을 전액 부담하며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었다”면서 “이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라고 밝혔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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