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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해외 건설 수주 74% 급감…“재입국 못할까 한국 못와요”

중앙일보 2020.03.24 13:37
국내 건설업체가 해외에 건설한 지하철, 복합발전소, 고속도로, 빌딩 등이다. [사진 대우건설]

국내 건설업체가 해외에 건설한 지하철, 복합발전소, 고속도로, 빌딩 등이다. [사진 대우건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해외 건설 시장까지 덮쳤다. 신규 수주가 급감하고 한국인 입국 제한에 핵심 인력의 발이 묶이며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달 해외 수주액 지난해 26% 수준
계약액 감소는 지난해 5배 넘어서
입국 제한에 핵심 인력 발 묶여
신규 수주 활동은 사실상 중단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시장 수주액(24일 기준)은 2억604만2000달러에 불과하다. 해외 건설 실적이 2006년 이후 가장 낮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7억8767만7000달러)의 26% 수준이다. 반면 계약액 감소폭은 커졌다. 
 
이달 들어 줄어든 계약액이 2억9429만8000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5166만8000달러)의 5배가 넘는다. 계약액 감소는 최초 계약 당시보다 납품하기로 한 자재 규모나 업무 범위가 줄어든 경우다.  
 
해외 시장은 국내 건설업계의 중요한 먹거리다. 10대 건설사의 전체 매출액 중 해외매출 비중은 40%를 넘는다. 현대건설은 전체 매출액의 5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한다.  
 
연초만 해도 해외 건설 시장에 대한 전망은 장밋빛이었다. 글로벌시장조사기관인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세계건설시장은 지난해보다 3.4% 증가한 11조6309억달러로 전망됐다, 이 중 아시아가 6조1334억달러, 중동이 5709억달러 규모로 전망됐다. 이 두 곳은 지난해 국내 해외건설 수주의 1‧2위를 차지한 지역이다. 
 
실제 2월까지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수주액은 93억6835만2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배 수준이다. 삼성엔지니어링‧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중동과 동남아시아에서 잇달아 수주에 성공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입국 제한이다. 현재 한국인 입국을 금지‧제한한 국가는 170여 곳이다. 현지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가 휴가나 비자 갱신을 위해서 귀국 했다가 다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쿠웨이트 등지의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대우건설 근로자 20여 명은 현재 국내에 발이 묶였다. 
 
이 때문에 재입국 거부 우려로 현재 현지에 남아있는 인력들은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해외 현장에는 꼭 필요한 핵심인력만 배치를 하는데 이들의 출‧입국이 늦어지면 공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업체가 우즈베키스탄에 짓는 가스처리시설. [사진 현대엔지니어링]

국내 건설업체가 우즈베키스탄에 짓는 가스처리시설. [사진 현대엔지니어링]

신규 수주 중단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입국 제한으로 신규 수주를 위한 활동이 사실상 멈췄기 때문이다. 관련 인력들이 해당 국가로 출장을 갈 수 없어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메일‧화상통화에 의지하고 있는데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려면 만나서 설득하는 과정이 필수인데 서류만 보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아직 예정된 계약이 취소되는 경우는 없지만, 이런 상황이 길어진다면 신규 수주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정된 신규 발주가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정지훈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센터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외국인 입국 금지‧격리 같은 제한조치가 확산되고 건설업계 전반에 걸친 영업활동은 물론 인력수급‧조달 등 공사 수행 전반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종국 실장은 “일부 후진국 현장에선 마스크나 소독제 같은 물자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핵심 기업인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거치면 한시적 입국 허용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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