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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때문에 하마터면 외교갈등? '체코 마스크 실종 사건'

중앙일보 2020.03.24 12:32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왼쪽)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탈리아에 의료 물자 지원을 약속했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왼쪽)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탈리아에 의료 물자 지원을 약속했다. AP=연합뉴스

 
유럽 전역에서 발생한 마스크 품귀 현상이 하마터면 외교 갈등으로 번질 뻔했다. 중국에서 이탈리아로 보낸 마스크를 체코 당국이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이는 곧 체코 세관의 실수로 벌어진 해프닝으로 밝혀졌다.
 

사라진 이탈리아 마스크 10만 장

사건은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가적 위기에 처한 이탈리아를 지원한 데서 비롯됐다. 
 
중국 당국의 이탈리아 구호활동에 발맞춰 중국 저장성 칭톈(靑田)시 적십자사도 최근 마스크 10만 1600장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탈리아로 향하던 마스크는 체코 국경에서 실종됐다. 유럽 전역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며 마스크가 귀해진 상황이라 이는 유럽 매체에서 관심있게 다뤄졌다. 프랑스인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마스크 도난'이라고 표현하며 체코 당국을 의심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나폴리 거리에서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국기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마스크로 표현한 대형 포스터 앞으로 한 남성이 지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탈리아 나폴리 거리에서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국기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마스크로 표현한 대형 포스터 앞으로 한 남성이 지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의혹은 이내 해소됐다. 마스크는 도난 당한 것이 아니라 압수된 것이었다. 코로나19로 항공편이 끊기면서 이탈리아로 향하는 마스크의 경유지가 된 체코 세관의 실수였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이탈리아 일간 라 리퍼블리카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전말은 이렇다. 체코의 한 기업이 마스크 68만개와 인공호흡기 2만8000개를 비싸게 팔기 위해 창고에 쌓아두고 있었고 당국이 들이닥쳤다. 마침 이 창고엔 칭톈 적십자사가 기부한 마스크도 보관 중이었는데, 기업이 사재기한 물품과 함께 압수돼버린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기부용 마스크 상자엔 '이탈리아 청톈 적십자회'라고 적시돼 있음에도 현장에서 기부물품이라고 입증하지 못해 압수됐다고 전했다.
 

체코 "고의 압수 아냐…돌려보내겠다"

이같은 착오가 확인된 뒤 결국 체코 내무부는 23일 성명을 내고 유감을 표명했다. 얀 하마스크 내무부 부총리 겸 장관은 성명에서 "현재 중국 저장성과 문제 해결을 위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마스 페트리체크 체코 외무장관도 "체코 당국은 고의로 물건을 압수하지 않았다"며 “빠른 시일 내에 (마스크를) 이탈리아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유럽에서도 마스크를 둘러싼 사회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에선 의료용 마스크 2000개가 병원에서 도난당한 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3일 ‘마스크 징발령’을 내려 자국에서 생산하는 모든 마스크를 국가가 관리하도록 했다. 지난 4일 독일과 체코는 마스크와 일회용 장갑 등 코로나19 위생용품 수출 제한을 발표하기도 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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