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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국경봉쇄 두달째 “식량난 더 심해져”…日 외상 “코로나 눈 돌리려 미사일 발사”

중앙일보 2020.03.24 11:18
지난 9일 북한 노동신문은 남포 수출입품 검사검역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수출입 화물에 대한 소독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사진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북한 노동신문은 남포 수출입품 검사검역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수출입 화물에 대한 소독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사진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중국과 국경을 닫은 지 2달이 지나면서 북한 내 식량 사정이 ‘봉쇄 해제’의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압록강대교서 오가는 차량 자취 감춰
외화 버는 북한식당도 전부 영업중단
지난해 중국 쌀 수출량만 7800만 달러
팬데믹 상황에 빗장 풀기 쉽지 않아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4일 중국 선양(瀋陽)발 보도에서 북·중 최대 무역 거점인 단둥(丹東)에서 양국 간 거래가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23일 단둥의 중국 측 세관은 업무를 아예 중단한 상태다. 평소라면 정체 현상을 빚을 만큼 유동량이 많은 압록강대교(조·중우의교)에서 차량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  
 
북한의 외화벌이 창구인 선양의 북한식당도 모두 문을 닫았다. 선양 주재 북한 총영사관은 “중국인 손님에게 감염될 수 있다”며 영업 중단을 지시했다고 한다.  
 
북한과 거래하던 중국 업자들의 손실은 커지고 있다. 한 중국인 무역업자는 “(북한에서) 가발 재료도 보내지 않고, 최근엔 북한에 연락해도 받지도 않는다”고 요미우리에 말했다.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대교(조중우의교) 위로 트럭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5월 7일에 촬영한 것이다. [중앙포토]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대교(조중우의교) 위로 트럭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5월 7일에 촬영한 것이다. [중앙포토]

 
북한이 이처럼 중국과 무역을 전면 차단하면서 경제난도 심각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식량 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한다. 
 
중국은 북한의 최대 식량 수입국이다. 대북 경제제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중국이 북한에 공식적으로 수출한 쌀만 7800만 달러(약 980억원)어치에 이른다. 이는 2016년 수출량의 3배를 넘는다. 이외에 밀무역을 통해 장마당에 풀리는 각종 곡식 등을 감안하면 북한의 중국에 대한 식량 의존은 절대적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 5일 발표한 1분기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18년 이후 3년 연속 식량 부족 국가로 꼽혔다. FAO가 지난해 4월 세계식량계획(WFP)과 함께 실시한 긴급 식량 안보 평가에선 북한 주민의 40%(약 1010만 명)가 만성적인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런 데도 북한이 국경을 다시 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한은 지난 1월 24일 국가 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면서 국경을 폐쇄하고 외국인 유입을 원천 차단했다. 북한 내 유일한 외화벌이 수단인 외국인 관광을 중단할 만큼 신종 코로나 유입을 심각하게 바라봤기 때문이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하는 가운데 평양종합병원을 착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사진상 병원은 평양 대동강 유역 문수거리 중심부에 있는 당창건 기념탑 부근에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하는 가운데 평양종합병원을 착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사진상 병원은 평양 대동강 유역 문수거리 중심부에 있는 당창건 기념탑 부근에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북한은 대내외적으로 “감염자가 없다”면서도 "국가적인 초특급 방역 조치로 수천 명을 격리했다"고 하는 등 수상한 움직임을 보인다. 심지어 지난달 10일엔 방역 대책의 하나로 압록강 수질 검사를 했다고 선전했다.
 
그만큼 내부적으로 초조하다는 인상이 강하다. 평양에 자녀를 둔 베이징 주재 북한 기업관계자는 요미우리에 “조국(북한)의 의료시설이 부족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감염자가 나오면 정말로 큰 일이 된다”고 말했다.
 
발원지인 중국에선 신종 코로나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지만, 세계적인 대유행 현상이 계속되면서 ‘국경 봉쇄’를 둘러싼 북한의 고민도 깊어지는 셈이다.  
 
◇일 외무상 "북한 감염자 없다면 기적"=한편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중국·한국과 맞닿은 북한에서 감염자가 없다면 극히 기적적인 것"이라면서 "그러한 상황은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도 신종 코로나 감염이 확산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 것이다. 
 
이어 모테기 외상은 최근 북한이 잇달아 미사일 시험발사를 한 것도 신종 코로나 사태와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국내의 눈을 밖으로 돌리기 위한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고 짚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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