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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리듬 유지, 시간 정해 뉴스봐라”…코로나 블루 극복하려면

중앙일보 2020.03.24 11:15
“감기 기운 생기면 혹시 코로나 아닐까란 걱정과 함께 동선, 조롱, 걱정이 스쳐 지나갑니다. 집에만 있으니 더 우울해지고요.”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조언
“가짜뉴스에 취약..부정적 예상하게 돼”

최근 한 인터넷 카페에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여기엔 “저를 포함해 같은 분들 많아요. 요즘 모두 똑같은 증상이에요” “안전 과민증이 더 심해져서 스트레스에요” 등의 공감 댓글이 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우울증 등 이른바 ‘코로나 블루’(‘코로나19’와 ‘우울함(Blue)’을 합성한 신조어)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코로나 블루'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들어봤다.  
 23일 오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등장한 신조어다. 야외활동이 줄어드는 등 바뀐 일상 때문에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석정호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는 열이 나는 것 같은 느낌과 작은 증상에 코로나가 아닐까 걱정하는 등 건강염려를 포함해 불안과 불면, 기침하는 사람을 피하거나 주위 사람들이 병을 옮길지 모른다는 염려, 내가 감염되면 격리되거나 비난받을까 하는 걱정, 실제 격리되면서 겪는 우울함, 답답함 등 다양한 신체증상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통상 신체·정신적 충격으로 나타나는 이런 양상의 스트레스 반응은 충격의 원인이 없어지면 사라지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석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처럼 장기적인 스트레스는 이차적인 정서불안을 유도해 더 심한 신체 증상을 유발한다”며 “인간은 기억과 예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 상황을 기억하고, 지속하는 위험 속에서 재충격의 두려움, 위험이 가까이 있거나 점점 다가오는 것 같은 불안 등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동화유치원에서 교사가 휴원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뉴시스

전북 전주시 덕진구 동화유치원에서 교사가 휴원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기본적 생활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석 교수는 “감염확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손 씻기, 코와 입에 손대지 않기,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감염 공포를 잊기 위해 규칙적인 수면·기상 시간 등 일상생활의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불안감을 지우려면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이 좋다. 다만 좁은 실내공간에서 하는 운동보다 넓은 공원에서 산책하거나 혼자 할 수 있는 야외 운동을 택하는 게 기분전환에 도움된다고 석 교수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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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교수는 “음악·미술·독서·영화감상 등의 활동이나 좋은 사람들과의 소통 등 자신의 취향에 맞춰 기분을 즐겁게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무분별하게 정보를 접하는 것도 코로나 블루를 악화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석 교수는 “최근 문제 된 가짜뉴스에도 주의해야 한다. 재난 상황에서는 가짜뉴스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앞이 잘 보이는 낮에 운전하는 것보다 어둡거나 안개가 자욱한 상황에서 불안감이 더 커지고 집중하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럴 때는 작은 자극에도 위험을 크게 느끼고 부정적인 예상을 하게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석 교수는 “평소 같으면 무시하고 믿지 않을 가짜 뉴스를 믿고 행동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쓴 어린이들의 모습. 뉴스1

마스크를 쓴 어린이들의 모습. 뉴스1

매일 쏟아지는 관련 뉴스도 심리적 외상을 유발하는 자극이 될 수 있다. 석 교수는 “일정한 시간을 정해두고 뉴스를 보면서 정보를 수집하는 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계획이나 준비 없이 계속 충격적인 소식이나 장면을 보게 되는 것은 스스로 심리적 충격을 키워가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의 반응을 세심히 관찰하는 것도 필요하다. 어른보다 더 불안해할 수도 있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불안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몸이 아프거나 위축되는 행동을 보일 수 있어서다. 
 
석 교수는 “밤에 소변을 잘 가리던 아이가 다시 가리지 못하게 되거나 고집이 세지고 사소한 것에 불평이나 불만이 늘 수 있다. 마스크를 써야 할 곳에서도 쓰지 않거나 PC방 등 사람들이 밀집된 장소에 대한 경계심도 덜 할 수 있기 때문에 감염에도 더 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아이가 퇴행하는 모습을 보여 떼를 쓰거나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물어보더라도 침착하고 일관성 있게 안정적인 태도로 반응해주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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