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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경고 "코로나로 휴교한 아이들, 온라인 성착취 연루 위험"

중앙일보 2020.03.24 10:5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따라 세계 각지에서 휴교가 잇따른 가운데 미 연방수사국(FBI)이 휴교 중인 아이들을 상대로 온라인 성(性) 착취 범죄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N번방' 잡으려면 신고, 기록 보존 필수
FBI, "강요 당해 사진 보낸 건 범죄가 아니다"
아이는 '범죄자'가 아닌 '피해자'라는 점 알려야

23일(현지시간) FBI는 코로나 19로 상당수의 학교가 휴교 중인 가운데 아이들을 노리는 온라인 아동 성 착취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경고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휴교령이 곳곳에서 내려진 가운데, 아동을 상대로 한 온라인 성범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미 FBI가 경고했다. [유엔인권고등 판무관(OHCHR) 홈페이지]

코로나 바이러스로 휴교령이 곳곳에서 내려진 가운데, 아동을 상대로 한 온라인 성범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미 FBI가 경고했다. [유엔인권고등 판무관(OHCHR) 홈페이지]

 
초·중·고등학교가 한시적으로 폐쇄되면서 아이들은 온라인 환경에 더 자주 노출되고 이들을 노리는 온라인 성범죄도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23일 FBI는 "부모·교육자·보호자·어린이들에게 온라인 성적 착취와 아동 학대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FBI에 따르면 범죄자들은 온라인상에서 아이들과 우연히 접촉한 뒤 아이들의 신뢰를 얻고 시간이 지나면서 음란한 대화를 시작한다. 그러다가 성적 대화를 넘어 아이들에게 음란한 행동을 시켜 성적 사진·동영상을 스스로 찍어 범죄자에게 전송하도록 협박·강요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텔레그램을 통해 대규모의 성 착취 사건('N번방 사건')이 벌어진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FBI는 "범죄자들은 피해자에게 공개적으로 사진을 올리겠다고 협박하거나 사진을 피해자의 친구·가족에게 보내겠다고 위협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이 가해자의 손에 넘어간 이상, 피해 사실이 알려질 것을 두려워한 피해자들이 또다시 내키지 않는 사진·동영상을 보내게 된다는 것이다. 
   
FBI는 "만일 자녀가 온라인상에서 성적으로 학대됐다는 사실을 알릴 경우 부모는 즉시 법 집행 기관에 문의해 도움을 청하라"면서 "성적 학대를 경험한 아이들의 특징은 내성적인 행동, 분노 폭발, 불안, 우울증, 특정 개인과 단둘이 있는 것을 꺼림, 나이에 걸맞지 않은 성(性) 지식, 악몽의 증가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미 FBI가 코로나로 휴교중인 아이들을 상대로 온라인 상의 아동 성 착취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BI 홈페이지]

미 FBI가 코로나로 휴교중인 아이들을 상대로 온라인 상의 아동 성 착취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BI 홈페이지]

 
FBI는 피해자를 막기 위한 예방 조치 가이드라인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은 ▶아이들이 사용하는 인터넷 환경을 모니터링 할 것 ▶컴퓨터·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는 개방된 공용 룸에 둘 것 ▶아이들이 온라인에 포스팅할 때 소개 사진 등을 체크할 것(성범죄 이용 가능성) ▶아이가 한번 온라인에 사진을 올리면 영구히 남는다는 사실을 알려줄 것 등이다.
 
[FBI 홈페이지]

[FBI 홈페이지]

 
FBI는 "누군가 아이에게 온라인에서 성적으로 노골적인 사진을 보내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부모·보호자, 수사 당국에 알리라고 말해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범죄의 피해자는 절대 수사 당국에 이를 알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아이들에게 말해달라"고 당부했다. FBI는 "아이들은 원치 않는 행동을 하도록 강요당하는 당혹감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FBI는 범죄에 연루된 아동들은 범죄 가담자가 아님도 분명히 했다. FBI는 "아이가 누군가의 강요 때문에 사진·동영상을 보낸 것은 범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동은 피해자이지, 범죄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혹시라도 그런 일이 있었다면 모든 원본 문서·이메일·문자 메시지 및 통신 로그인 기록을 보관해달라고 당부했다. FBI는 "법 집행 기관이 검토하기 전에 어떤 것도 삭제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FBI는 신고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FBI는 "범법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희생자들을 노리고 있을 수도 있다"면서 "(피해자가) 모든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면 범인을 찾고 그를 재판대에 세울 뿐 아니라 추가 피해자를 최소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달초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5개국이 온라인 상의 아동 성착취에 맞서 싸우자고 연대했다. 5개국은 글로벌 온라인 회사들과 함께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이달초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5개국이 온라인 상의 아동 성착취에 맞서 싸우자고 연대했다. 5개국은 글로벌 온라인 회사들과 함께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앞서 이달 초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5개국은 온라인 아동 성 착취를 근절하기 위한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밝히고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과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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