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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악재 여겼던 코로나의 반전···與 지지도 오히려 올랐다

중앙일보 2020.03.24 07:00

“코로나 전쟁 우린 이길 수 있습니다”(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정부는 더 신속하고 과감하게 통 큰 정책으로 국난 극복의 길로 질주해야 합니다”(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은 메시지의 초점을 ‘국난 극복’에 맞췄다. 이낙연 위원장은 마스크 사재기 진정 상황 등을 언급하며 “국민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3차례나 썼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유럽 등 각국은 공권력을 동원해 강력한 대응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자발적인 방역에 나서고 있다”며 ‘우리’라는 표현을 수 차례 반복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바이러스에 맞서는 우리의 싸움도 거대한 이인삼각의 경기”라고 했던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발언들이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주말 약국 앞에서 마스크 사려고 기다리는 사람 줄었다"며 "국민들께 송구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주말 약국 앞에서 마스크 사려고 기다리는 사람 줄었다"며 "국민들께 송구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지난 주까지 민주당 회의 참석자들의 발언은 각종 대책을 중구난방 나열하는 모습이었던 반면, 이날 메시지는 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적 단결을 호소하는 데 결이 맞춰져 있었다. 지난 달 반발 여론을 불렀던 “코로나19는 머지 않아 종식될 것”(2월13일 경제계 간담회)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조금씩 승기를 잡아가고 있다”(2월5일 당ㆍ정 협의)는 이 원내대표의 말과도 확연히 차이가 났다. 익명을 원한 한 선거 전문가는 “위기 상황에서 안정을 바라는 심리는 정부ㆍ여당이 관리능력을 보인다는 것을 전제로 정부ㆍ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민주당도 위기 대응이 정권 심판론을 잠재우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한 거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던 시기 민주당은 4·15 총선에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다.  코로나19가 대구ㆍ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번져나가던 때 청와대에서 이른바 ‘짜파구리 오찬’을 하며 파안대소하는 장면은 청와대의 상황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불렀고 이후 이어진 마스크 대란은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하지만 최근 기류는 사뭇 다르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정권 중반에 치르는 선거의 중간 심판 성격이 가려지고 있고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등 정권 불리 이슈 역시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묻히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오히려 여권 내에서는 “초유의 국난 극복을 위해 정부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는 안정 희구 심리가 순풍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감지된다.  
 

실제로 비례 위성정당 본격화에 따른 일부 지지층과 영입인사들의 불만, 또다른 비례 정당인 열린민주당과의 갈등, 호남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공천 파동 등 여당발 악재가 적지 않지만 여론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23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발표한 조사 결과(YTN 의뢰, 16~20일 18세 이상 남녀 2507명 조사, 자세한 내용은 해당 기관 또는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 따르면 민주당의 정당지지도는 42.1%로 전주보다 소폭(0.6%포인트) 상승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지난 주보다 2.1%포인트 올랐고(49.3%), 부정평가는 1.2%포인트 줄었다(47.9%). 지난 10일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 수로 내려온 데다 지난 17일 추가경쟁예산(11조7000억) 통과, 지난 20일 한ㆍ미 통화스와프 체결 등으로 정부ㆍ여당의 대응이 구체화된 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당내에는 여전히 위기감을 호소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충청권의 한 민주당 의원은 “문제는 경제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체감 민심과 여론조사 결과 사이엔 꽤 큰 차이가 있다”며 “아직은 버티고 있지만 무너지는 가계ㆍ기업들이 늘기 시작한다면 언제라도 심판 여론이 불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초선 의원도 “세계 경제에 닥친 위기가 주는 충격은 이제 시작”이라며 “민심이 언제 돌변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이 추경 통과 다음 날부터 추가 추경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당 지도부가 양적 완화에 힘을 주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인식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도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국채로 40조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하는데 민주당은 여기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례정당을 둘러싼 논란 등 표심에 크게 영향을 미쳤을법한 일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다 가려지고 있다”며 “속으로 끓고 있는 민심이 어떻게 표현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임장혁ㆍ박건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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