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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강 들으러 대학 왔나”…'방콕수업' 연장에 등록금 인하 청원 봇물

중앙일보 2020.03.24 05:01
전국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를 연장한 가운데 한 대학생이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오른쪽은 온라인 강의 연장에 따른 등록금 인하를 요구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글. [뉴스1]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전국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를 연장한 가운데 한 대학생이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오른쪽은 온라인 강의 연장에 따른 등록금 인하를 요구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글. [뉴스1]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집에서 인터넷 강의 듣자고 수백만 원 지불하는 게 아닙니다.”

전국 대학들, 온라인강의 1~2주 속속 연장
학생들 "수백만원 내고 혜택 못누려" 불만
실습위주 학과 피해 커…"등록금 깎아달라"
대학, 과제물 대체 지양·동영상 탑제 권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국의 각 대학이 온라인 수업을 연장한 가운데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대학생의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각 대학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개강을 연기하고, 2주간 진행해온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재차 연장한 것에 대한 불만의 글이다.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학생 2학기 등록금 인하해주세요’란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자신을 부산의 모 대학 학생이라고 밝힌 A씨는 “학생들과 교수님들의 안전을 위해 (개강을) 연기하거나 온라인 강의로 대체한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대다수 대학이 온라인 강의로 당분간 대체한다는 말만 있을 뿐 아직 등록금에 관해서는 말이 없다. 3월 교육비 환불이 어렵다면 2학기에 인하한 등록금을 낼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현재 전국의 주요 대학들은 이달 말까지 예정한 비대면 재택수업을 1~2주일씩 연장했다. 비대면 수업은 학교별, 교수마다 방식이 다르다. 교수가 직접 촬영한 영상을 수강하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 과제물 대체 수업이나 온라인 게시판을 활용한 수업도 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강의를 듣는 한 학생. [뉴스1]

코로나19로 온라인 강의를 듣는 한 학생. [뉴스1]

 
A씨는 “교수님 얼굴을 보고 교재도 같이 보면서 강의를 들어야 하는데, 온라인 강의는 한계가 있다”며 “실습 위주의 학과들은 앞서 말한 것이 갖추어져서 한 학기에 몇백만원의 등록금을 지불하는 것이다. (온라인 강의가) 몇백만원짜리 인강(인터넷강의) 구입하는 것과 다를 게 무엇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청원인은 대학 온라인 강의에 대한 부실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청원인은 “분명 열심히 준비하는 교수님과 학교들도 있겠지만, 강의 자료를 읽는 동영상을 올려놓거나 한글 수업자료만 달랑 올려놓은 강의도 다수”라며 “주변의 타 대학 학생들의 경험을 들어도 크게 다른 바를 찾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등록금을 납부하면 누릴 수 있는 학생식당과 도서관, 학교부설 체육관 등 시설이 전부 폐쇄가 되어 한 학기의 3분의 1 수준밖에 사용하지 못하는데, 왜 등록금 전액을 납부해야 하냐”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대학들이 개강을 연기하고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가 한산하다. [뉴스1]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대학들이 개강을 연기하고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가 한산하다. [뉴스1]

등록금 인하에 대한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전국 각 대학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에 따라 온라인 강의 일정을 속속 연기하고 있다. 
 
서울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온라인 강의 수업을 오는 29일에서 2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 등도 이달 말까지 예정한 온라인 강의 일정을 2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지역 대학들도 대면강의 일정을 잇달아 연장하고 있다. 전남대는 온라인 강의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재택수업을 다음 달 3일까지 1주일 연장한다. 이번 학기 중간고사 일정도 5월 4일부터 8일까지로 1주일 늦췄다. 전남대는 또 재택수업이 추가 연장될 경우에 대비해 동영상 자료 탑재와 실시간 화상수업을 권장키로 했다.
 
조선대 또한 오는 27일까지 예정한 재택수업을 1주일 연장해 다음 달 3일까지 이어간다. 조선대는 각 단과대학에 공문을 보내 "온라인 수업의 질을 높여달라"고 당부했다. 동신대도 당초 오는 29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던 비대면 수업을 다음 달 5일까지 1주일 연장키로 했다.
 
전남대학교 교정에 호남 5매의 하나로 유명한 '전남대 대명매(大明梅)'가 활짝 피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강의로 인해 학생들의 발길이 크게 줄었다. [연합뉴스]

전남대학교 교정에 호남 5매의 하나로 유명한 '전남대 대명매(大明梅)'가 활짝 피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강의로 인해 학생들의 발길이 크게 줄었다. [연합뉴스]

충북대는 오는 29일까지 예정된 재택 수업을 다음 달 4일까지 1주일 연장한다. 대신 추가 연장한 비대면 수업 기간에는 과제물 대체 수업을 없앴다. 실시간 화상 강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원격수업 콘텐트 제작지원팀 30여명을 투입한다.
 
충북대 관계자는 “콘텐트 사용량 통계 프로그램을 도입해 출석관리와 수강 여부가 정확히 처리될 수 있도록 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광주광역시=최종권·최경호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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