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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운동…‘뽀영권’의 슬기로운 일본 생활

중앙일보 2020.03.24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축구대표팀 김영권은 TV 예능에서 ‘사랑꾼’ 면모를 보여줬다. 장진영 기자

축구대표팀 김영권은 TV 예능에서 ‘사랑꾼’ 면모를 보여줬다. 장진영 기자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득점 이후로, 실검(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이 오른 건 처음이에요.”
 

오사카서 가족과 코로나 버티기
TV 육아예능 출연으로 실검 화제
왕래 끊겼어도 가족 함께라 다행
경기 중요하지만 생명 달린 문제

한국 축구대표팀 중앙수비수 김영권(30·감바 오사카)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그는 최근 2주 연속으로 TV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했다. 이틀간 혼자서 딸 리아(6)와 아들 리현(4)을 돌보는 에피소드였다. 방송 직후 포털에 관련 기사도 쏟아졌다. 2년 전에는 월드컵 골로 스포츠 쪽 화제였는데, 이번에는 연예 쪽에서 화제였다.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한 김영권 가족. [사진 김영권 인스타그램]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한 김영권 가족. [사진 김영권 인스타그램]

 
그는 두 아이를 어깨에 걸치고 스쿼트를 하는 ‘홈트’(홈 트레이닝) 육아법을 공개했다. “국대(국가대표)급”이라는 말이 쏟아졌다. 그가 만든 음식을 먹은 아이가 “이거 찌찌해”라고 말하는 모습에 시청자는 활짝 웃었다. 
두 아이를 안고 스쿼트 하는 모습. [사진 KBS]

두 아이를 안고 스쿼트 하는 모습. [사진 KBS]

일본 오사카에서 지내는 김영권과 22일 전화 인터뷰했다. 그는 “아이들과 추억을 남기고 싶어 지난달 초 한국에서 촬영했다. (기)성용(31·마요르카)이 형이 ‘아이들이 제수씨 닮아 다행’이라고 했는데, 잘 보면 내 얼굴이 있다”고 말했다. 30분 사이 가족과 8번이나 뽀뽀를 해서 ‘뽀영권’이란 별명도 얻었다. 그는 “감바에서 함께 뛴 (황)의조(보르도)가 ‘평소 그대로네’라고 했다. 원래 스킨십을 많이 하는데, 카메라가 있어 자제했다”고 말했다.
 
승무원 출신인 부인 박세진씨도 화제가 됐다. 김영권은 “2013년 괌 가는 비행기에서 첫눈에 반했다. 명찰의 이름을 외웠다가, 역시 승무원 출신인 (김)보경(전북)이 아내 도움으로 다시 만났다. 이듬해 결혼했다”고 소개했다. 그의 오른팔에는 ‘가슴속에 새기고 다니겠다’는 프랑스어 문장과 부인 및 큰딸 영문 이름이 새겨져 있다.
김영권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오른팔에 입맞춤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의 오른팔에는 프랑스어로 가슴 속에 새기고 다니겠다는 글귀와 함께 아내 이름과 첫째딸 영문명이 새겨져있다. [중앙포토]

김영권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오른팔에 입맞춤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의 오른팔에는 프랑스어로 가슴 속에 새기고 다니겠다는 글귀와 함께 아내 이름과 첫째딸 영문명이 새겨져있다. [중앙포토]

 
‘슈돌’에서는 일본으로 떠나는 김영권을 앞에 두고 우는 아이들 모습이 방송됐다. 지금은 네 식구 모두 일본에서 함께 지낸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는 지난 21일 개막했지만, 현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다. 그는 이달 초 어깨를 다쳤다가 최근 팀 훈련에 합류했다. 그는 “J리그는 원래 다음 달 3일 재개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17일 또는 5월 1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돈다”고 전했다.
화목한 김영권 가족의 모습. [사진 김영권 제공]

화목한 김영권 가족의 모습. [사진 김영권 제공]

 
일본 현지 분위기는 어떨까. 김영권은 “마스크는 물론, 휴지 구하기도 힘들다. 마스크는 전에 사놓은 거로 버틴다. (일본의 입국제한으로) 인천~오사카 항공길이 끊겨, 도쿄를 통해야 한다. 한국에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인데 가족과 함께 붙어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슈가 된 도쿄올림픽 연기론에 대해선 “지금 같은 상황이면 (정상 개최는) 아마 쉽지 않을 것 같다. 점점 좋아진다면 모르지만…”이라며 말을 아꼈다. 광저우 헝다(중국)에서 2012년부터 7년간 뛴 그는 “정즈, 장린펑 등 예전 동료와 연락했는데, 중국도 웬만하면 집에 머물려 운동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도 연기됐다. 김영권은 “경기도 중요하지만, 생명이 달린 문제다. 대표팀에 부상 선수도 많아 준비 기간이 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휴대폰 배경화면은 러시아월드컵 당시 출사표(필사즉생 필생즉사) 포스터다. 그는 “항상 그때를 잊지 않고 이 악물고 축구를 한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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