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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필, ‘라임 살릴 회장님 회사’ 스타모빌리티 주주였다

중앙일보 2020.03.24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코스닥 상장사 스타모빌리티의 주요 주주였음이 드러났다. 스타모빌리티는 라임의 배후 ‘회장님’으로 알려진 김모(46) 전 회장이 사실상 최대주주인 것으로 알려진 회사다. 라임운용은 스타모빌리티가 발행한 전환사채(CB) 40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 전 부사장이 스타모빌리티에 무리해서 펀드 자금을 투입해준 데 대한 대가로 이 회사 주식을 수취한 게 아니겠냐는 얘기가 나온다.
 

라임펀드서 400억 투자 받을 때
이종필, 16만주 보유 드러나
“자본시장법에 위배, 내부자 거래”

스타모빌리티 2019년 반기보고서 주주명부에 등재된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채현기 메트로폴리탄 공동대표. [금감원 전자공시]

스타모빌리티 2019년 반기보고서 주주명부에 등재된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채현기 메트로폴리탄 공동대표. [금감원 전자공시]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타모빌리티가 지난해 8월 14일 공시한 반기보고서(지난해 6월말 기준)의 주주명부엔 이 전 라임운용 부사장의 이름이 영문(LEEJONGPIL)으로 올라 있다. 공시된 이 전 부사장 보유 지분율은 1.33%다. 보유 주식 수는 총 16만 주로, 반기보고서 작성일 기준 주가(2645원)를 적용했을 때 4억2300만원어치다. 지난해 11월 14일 공시된 이 회사 3분기 보고서에선 이 전 부사장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당시 이 전 부사장과 함께 주주 명부에 등록됐다가 사라진 사람 중엔 라임운용이 투자한 부동산 시행사 메트로폴리탄의 공동대표 채현기씨도 있다. 공시된 채씨 보유 지분율은 2.05%로 이 전 부사장보다 많다. 작성일 기준 주가로는 6억5600만원어치다.
 
장모 전 대신증권 센터장의 녹취록에서 언급한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사장 등과 공모해 한 운수업체에서 16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가 포착돼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지금은 잠적했다. 김 전 회장은 스타모빌리티에서 51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최근 추가 고소되기도 했다.
 
라임운용은 또 다른 사모펀드 운용사인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을 활용해 지난해 4월 11일과 22일 스타모빌리티 CB를 각각 200억원씩 인수했다. 총 400억원의 우회 투자다. 이 돈은 라임운용이 지난해 10월 환매중단을 선언한 플루토 FI D-1호(플루토) 펀드 자금이었다.
 
라임 사태 일지

라임 사태 일지

이 전 부사장 등이 어떻게 스타모빌리티 주식을 보유하게 됐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스타모빌리티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회사의 공시 담당자조차 전혀 모르고 있다가 최근 알게 된 사실”이라며 “3분기에 이 전 부사장 등 보유 지분이 다 사라진 걸 감안하면 정상적인 거래라고 보긴 힘들고 은밀하고 비공개적으로 진행된 작업이 아니었겠느냐”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 전 부사장이) CB를 찍어준 대가로 회사 주식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 전 부사장이 스타모빌리티의 김 전 회장을 정신적 지주처럼 생각한다는 얘기가 당시 업계에 소문으로 돌았다”고 말했다.
 
라임운용은 이 전 부사장이 잠적하고 난 뒤인 지난 1월에도 스타모빌리티의 CB 195억원어치를 인수했다. 이때 라임운용에서 CB 인수를 추진한 인물은 이 전 부사장의 측근인 김모 본부장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10월 시가 4억원어치 스타모빌리티 골프장 회원권에 가족회원으로 등록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대가성 여부를 떠나 이 전 부사장의 스타모빌리티 주식 보유가 위법이라는 주장도 있다. 라임 투자자들을 대리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는 “운용사 임직원인 이 전 부사장이 자신이 투자한 상장사의 주주가 되는 것은 자본시장법에 위배된다”며 “이 전 부사장이 상장사의 내부 정보를 알 수 있는 위치이고, 계약의 교섭 과정에 관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내부자 거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라임사태는
국내 1위 헤지펀드 운용사(지난해 7월 말 기준 설정액 5조9000억원)인 라임자산운용이 지난해 10월 일부 펀드(플루토·테티스·무역금융 등)의 환매를 중단키로 하면서 불거졌다. 환매중단된 3개 라임펀드 규모는 약 1조7000억원이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라임운용은 펀드 부실 은폐, 수익률 조작 등 범죄 행위에도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금감원이 회계법인 실사를 재평가한 결과, 라임펀드 가운데 플루토는 지난해 9월말 대비 -49%, 테티스는 -30%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다른 라임펀드인 무역금융펀드는 기초자산인 해외 펀드가 폰지사기 등에 휘말려 사실상 원금 전액 손실이 불가피하다.
 
라임사태의 핵심인물은 라임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였던 이종필 전 부사장이다. 문제가 된 라임펀드를 기획·관리한 이 전 부사장은 라임운용의 부실자산 매입, 수익률 조작, 횡령 등 부정 의혹 핵심에 있다. 그는 현재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서 벌어진 800억원대 횡령 사건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던 지난해 11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응하고 돌연 잠적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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