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황희석 “조국 사태는 검찰쿠데타”…열린민주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제로섬게임

중앙일보 2020.03.22 17:19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은 조국 사태를 '검찰의 쿠데타'로 규정하며 "한 판 뜨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1]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은 조국 사태를 '검찰의 쿠데타'로 규정하며 "한 판 뜨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1]

 
“지난해 흔히 말하는 ‘조국 사태’는 정확하게 규정을 하자면 검찰의 쿠데타입니다. 긴 말 하지 않겠습니다. 한 판 뜨는 수밖에 없습니다”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은 22일 열린민주당 비례후보 출마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을 화두로 꺼내며 이같은 말을 남겼다. 그는 또 "쿠데타를 진압하기 위해 애쓰다 다시 새로운 소임을 갖고 올해 검찰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올해 안에 반드시 정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황 전 국장은 조국 법무부장관 재임시 검찰개혁단장을 맡은 인물이다. 그간 수차례의 막말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법무부 국정감사 당시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나라당 이 X새끼들" "나경원이 서 있어야 할 곳은 기자회견장이 아니라 영장실질심사 법정" 등 황 전 국장 명의의 트위터 게시글을 공개했다. 당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황 전 국장이 조 전 장관 딸의 고교 영어 성적 공개와 관련 "'유출한 검사의 상판대기를 날려버리겠다'는 막말을 했다"고 전했다.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역시 검찰개혁을 화두로 꺼내들었다. 그는 "대한민국 검찰이 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으면 국미들의 일상의 삶을 자의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역시 검찰개혁을 화두로 꺼내들었다. 그는 "대한민국 검찰이 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으면 국미들의 일상의 삶을 자의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민주당 비례후보 기자회견에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역시 검찰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전두환 정권 시절을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검찰이 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으면 국민의 일상의 삶을 자의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전 비서관은 조 전 장관 아들에게 허위로 인턴 확인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언론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청와대 대변인 시절) 대통령을 물어뜯거나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증폭시키는 기사가 너무 많았다"며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다"고 말했다.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은 "우물쭈물 눈치를 보는 기득권 정치를 대신하겠다"며 정치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권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듯한 발언도 나왔다. 기자회견에서 조대진 변호사는 "몇몇 쓰레기 같은 의원들이 문재인 정부를 흔들고 있다. 어디서 함부로 탄핵을 거들먹거리느냐"며 "정 할 게 없으면 한 줌 X바가지라도 붓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날 기자회견엔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안원구 전 대구국세청장 등 열린민주당 비례후보 20명 중 19명이 참석했다. 서정성 광주 남구 의사협회 회장은 코로나19 의료봉사활동 후 자가격리 중이라 참석하지 못했다.
 

시민당-열린민주당 간 제로섬게임

정봉주 전 의원은 22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4월 15일까진 (민주당과) 전략적 이별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22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4월 15일까진 (민주당과) 전략적 이별을 하겠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과 연대 없이 20명의 자체 비례 후보를 내면서 총선 독자 노선을 선포했다. 당 창당을 주도한 정봉주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4월 15일까진 (민주당과) 전략적 이별을 하겠다”며 “(민주당과) 함께한다는 대전제는 가져가되 이후 (합당 등의) 논의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는 4월 16일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의겸 전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당분간은 서로 다른 길을 갈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외연을 넓히고 서로가 없는 부분을 확장해 가는 관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열린민주당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열린민주당을 향해 “대단히 부적절한 창당과 공천 절차라고 생각한다. 현재 공천 절차를 중단하는 게 옳다”고 선을 그었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탈당 후 다른 정당 비례 후보로 출마할 경우도 영구제명 대상"이라고 경고했다.
 
두 정당이 민주당 지지층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제로섬 관계는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한국갤럽이 지난 20일 발표한 비례정당 투표 의향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비례연합정당(더불어시민당)은 33%, 열린민주당은 4%를 기록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자체 지지율은 38%였다. 여당 지지층이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으로 쪼개졌음을 유추케 하는 대목이다(지난 17~19일 전국 만 180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일각에선 두 비례정당 간 경쟁이 범(凡)진보 진영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결과적으로 조국 사태에서 민주당에 실망한 친조국 성향의 유권자들이 열린민주당에 투표하고, 총선 이후 민주당과 합당을 하게 되면 민주당의 파이가 늘어나는 기이한 상황이 된다”면서 “여야가 모두 꼼수에 맞서 각종 변형된 꼼수를 벌이며 선거법 개정안의 취지가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