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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남편 찾기로 가려나… ‘응답하라’스러운 ‘슬기로운 의사생활’

중앙일보 2020.03.22 16:56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20년 전 의대 신입생 시절 5인방 모습이다. [사진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20년 전 의대 신입생 시절 5인방 모습이다. [사진 tvN]

신원호 연출, 이우정 작가의 신작 ‘슬기로운 의사생활’(tvN)의 실체는 무엇일까.
 
‘응칠(응답하라 1997)’을 시작으로 ‘응사(… 1994)’ ‘응팔(… 1988)’의 신드롬급 인기, 여기에 지난해 1월 16부작으로 막을 내린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성공까지 이어지며 이들 콤비의 새 작품에 거는 기대는 상당했다. 시청률은 선전 중이다. 6.325%(1회, 닐슨코리아 조사결과), 7.75%(2회)로 시리즈 전작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1,2회 4.638%, 5.381%를 웃도는 수치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포스터. [사진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포스터. [사진 tvN]

하지만 19일까지 공개된 1,2회의 내용은 제목에 왜 ‘응답하라’가 아닌 ‘슬기로운’을 붙였는지, 갸우뚱하게 만드는 상황이다.
 
방송에 앞서 신원호 PD가 밝힌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병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작고 소소한 이야기 ^의사들의 전문적인 모습과 일상적인 모습 사이의 매력적인 갭 ^우리네 일상과 닮아있는 이야기에서 얻는 공감 등으로, 첨단 의술에 초점을 맞추거나 뭉클한 휴먼 스토리로 풀어내는 여느 의학 드라마와는 사뭇 다른 접근을 예고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교도관과 수감자의 낯선 일상을 소소하면서도 극적으로 그려냈던 제작진다운 출사표이기도 했다.
 
뚜껑을 연 드라마는 연출의 의도대로 ‘일상’의 비중이 컸다. 나이 마흔이 된 서울대 의대 99학번 5인방, 이익준(조정석)ㆍ안정원(유연석)ㆍ김준완(정경호)ㆍ양석형(김대명)ㆍ채송화(전미도)는 같은 종합병원에서 교수로 다시 뭉친다. 병원 오너의 아들 안정원의 제안에 따라서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홍일점 여주인공 한 명에 '훈남' 인 친구들이 모여 퇴근 후 칼국수집에서 ‘티키타카’를 펼치는 모습이 '응답하라' 시리즈 닮은 꼴이다. [사진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홍일점 여주인공 한 명에 '훈남' 인 친구들이 모여 퇴근 후 칼국수집에서 ‘티키타카’를 펼치는 모습이 '응답하라' 시리즈 닮은 꼴이다. [사진 tvN]

이들의 하루하루는 마치 시트콤에서처럼 소소한 에피소드로 이어진다. 채송화는 바람난 남친과 헤어졌고, 이익준은 구내식당 직원의 부탁으로 배식 업무를 대신하며 ‘소시지 권력’을 휘두른다. 안정원은 자신의 환자가 끝내 숨을 거두자 신부인 형을 찾아가 엉엉 운다. 누가 많이 먹었는지를 두고 의사 다섯 명이 다투는 모습을 그린 2회의 칼국수집 장면은 그 소소함의 절정을 이뤘다.이에 대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현실적으로 그린 일상 속에서 각 캐릭터의 성장 스토리를 지켜보는 재미가 크다”며 긍정적으로 평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나이 마흔이 된 친구들이 밴드를 결성했다. 베테랑 뮤지컬 배우 전미도가 보컬을 맡았으니, 이 밴드의 활약상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해진다. [사진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나이 마흔이 된 친구들이 밴드를 결성했다. 베테랑 뮤지컬 배우 전미도가 보컬을 맡았으니, 이 밴드의 활약상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해진다. [사진 tvN]

하지만 총 12부작으로 예정된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이런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엮을 큰 줄거리가 무엇이 될지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선 하루 아침에 범죄자 신세로 추락한 슈퍼스타 야구선수 김제혁(박해수)이 무사히 수감 생활을 마치고 재기에 성공할지가 극 중심 줄거리였다. 이영미 대중문화평론가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전미도 등 정상급 뮤지컬 배우들을 여럿 캐스팅한 만큼 주인공들이 결성한 밴드 이야기가 전체 흐름을 끌고갈 사슬 역할을 할지 모르겠다. 혹은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보여준 ‘남편 찾기’가 그 사슬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19일 2회에서 ‘서울의대 5인방’이 20년 전 신입생 시절 밴드 연습을 하며 부른 곡은 그룹 베이시스의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였다. 또 이날 방송에서 병원 재단 이사장(김갑수)은 이들 5인방에게 “이렇게 선남선녀들인데 그동안 아무 일 없었어?”라고 묻는다. 이런 설정들이 복선이 돼 결국 채송화의 남편 찾기가 펼쳐질 것인가. 그 재미를 능가할 한 방은 정녕 없을 것인지, 새로운 관전 포인트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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