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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금융위기 이겨낸 추억···'文 제안' G20 긴급화상회의 효과는

중앙일보 2020.03.22 05:00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28일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28일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 15일 제안한 주요 20개국(G20) 정상 간 화상회의가 이르면 내주 개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보건 위기를 막을 해법이 도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발 전 세계 금융·경제 위기 ‘공포’
G7 이어 G20 특별 화상정상회의 긴급 소집
G20, 2008년 금융위기 땐 경제회복 큰 기여
자국 이익 중시 트럼프, 국제 공조 호응 관건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올해 G20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화상회의 형식인 만큼 회원국 정상이 모두 참여 가능한 날짜와 시간대를 수렴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례 없는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가 속도를 내는 건 문 대통령뿐 아니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페드르 산체스 스페인 총리 등도 사우디 측에 G20 긴급회의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특히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에게 전화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G20의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코로나19가 불러낸 G20 

올해 G20 정상회의는 당초 11월 21~22일 사우디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 경제에 그늘을 드리우면서 사정이 급박해졌다. 별도의 긴급 회의를 소집할 만큼 국제적 공조가 절실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발병한 코로나19는 두 달여 만에 전 세계 금융시장에 타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까지 ‘국경 봉쇄’에 나서자 시장에 ‘공포’가 퍼지면서 일주일 간 전 세계 주가가 폭락했다. 유가와 환율도 요동쳤다.
 
코스피가 전일보다 8.39% 급락해 1457.64로 마감한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증시 현황판 앞을 오가고 있다. 김성룡 기자

코스피가 전일보다 8.39% 급락해 1457.64로 마감한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증시 현황판 앞을 오가고 있다. 김성룡 기자

 
주요 7개국(G7) 정상이 16일(현지시간)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해나가겠다”는 합의문을 냈는데도 역부족. G7 차원에서 감당할 수 없는 국면인 만큼 G20 차원의 국제적인 경제협력 필요성이 대두한 배경이다.  
 
세계 경제 위기로 G20이 소환되는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이다. G20 자체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이를 논의하기 위한 경제 협의체로 탄생했다. 
 

G20 탄생 배경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EU(유럽연합) 의장국이었던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2008년 9월 UN 총회에서 “미국발 금융위기 관련 제반 문제를 논의하자”며 세계경제회의 개최를 제안한 게 시작이었다. 이에 미국이 기존 G7(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이탈리아)에 국제경제에서 신흥국 비중을 감안해 한국, 호주 등 신흥 경제국을 포함한 G20 정상회의 개최를 그해 10월 발표했다.  
 
G20 회원국은 G7에 대륙별로 한국,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아시아·대양주),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라틴아메리카), 러시아, 터키(유럽), 남아프리카공화국(아프리카)가 추가됐고 여기에 EU(유럽연합)가 들어가며 완성됐다. 
 
2008년 11월 15일 미국 워싱턴 내셔널빌딩 뮤지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마친 뒤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공동사진취재단 ]

2008년 11월 15일 미국 워싱턴 내셔널빌딩 뮤지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마친 뒤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공동사진취재단 ]

 
외교부 출신의 최경림 G20 국제협력대사는 19일 본지와 만나 “경제가 어려워지면 무역장벽을 만들게 된다. 2008년에도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됐다”며 “하지만 결국은 전 세계가 다 같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G20을 구성해 국제공조 하에 고강도의 금융, 재정정책 등 경기부양책을 시행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사는 “각국이 자국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공적 자금을 투입해 돈을 풀기로 했다”며 “그 덕분에 각국이 경제 위기에서 빨리 회복했다. 당시 이명박정부도 2년 정도 만에 경제가 회복됐다”고 기억했다. 그는 “전 세계가 G20의 효용성을 목격한 뒤 이듬해부터 G20을 연례화하기로 했다”며 “회원국이 매년 돌아가며 여는데 의제도 금융에서 보건·고용·디지털 경제·환경 등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단, 정치 문제는 다루지 않는다고 한다.
 
최 대사는 “한국도 2010년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를 개최했다”며 “2008년 이후 세계 경제가 안정되며 G20이 크게 주목받지 못했는데, 글로벌 경제 위기로 G20이 소환된 것”이라고 했다.
 
최 대사는 코로나19 국면에서 G20이 나서야 하는 이유에 대해 “2008년에 비해 지금은 세계 경제가 더 하나로 묶여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 경제의 특징은 국제적 분업이 잘 돼 있다는 점”이라며“각국이 생산을 원활하게 해야 한국 공장이 돌아간다. 중국 공장에서 부품 하나가 구멍이 나면 전 세계가 안 돌아가는 구조”라면서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공급뿐 아니라 소비도 줄고 있어 경제 위기가 한층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자국 이익 중시 트럼프, 국제 공조 호응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19 G20 정상회의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19 G20 정상회의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향후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서 얼마나 고강도의 금융, 재정정책을 낼 수 있을지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2008년 만큼의 국제공조를 만들어낼지도 관심사다. 하지만 일부에선 2008년 만큼의 국제적 경제협력을 기대하기 어려울 거란 전망도 나온다.
 
2008년 첫 회의 이후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서 G20은 다자주의와 국제 공조를 중시하는 기조가 유지됐다. 하지만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누구보다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짙다. 자국에 해가 되는 경제 정책에는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또 지금은 코로나19 방역이 더 시급한 상황인 만큼 2008년 때처럼 자유로운 국제 교역을 선뜻 주장하기도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경제 해법보다 코로나19 백신 공동연구, 방역 협조 등 보건협력 선언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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