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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유 曰] 낭랑 18세의 한 표

중앙선데이 2020.03.21 00:24 678호 30면 지면보기
양영유 교육전문기자/중앙콘텐트랩

양영유 교육전문기자/중앙콘텐트랩

입이 귀에 걸린 어느 정당 대표의 얼굴이 아직도 눈에 어른거립니다. 그리도 좋을까. 학생들 표를 다 가진듯한 표정이었습니다. 입당한 학생들을 껴안으며 눈물도 흘렸습니다. 모든 청년에게 인생 출발자금 3000만원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생애 최초로 투표권을 갖게 된 만 18세 유권자(2001년 4월 17일~2002년 4월 16일생) 표심잡기의 신호탄이었습니다. 정당들의 유혹은 점점 현란해지고 있습니다.
 

생애 최초 투표권 54만 명의 ‘맑은 눈’
구태 정치 청소할 상큼한 청량제 되길

이번 4·15 총선에서도 유권자의 한 표는 대한민국 국회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특히 4300만 유권자의 새싹인 만 18세의 ‘청정한 표’는 의미가 남다릅니다. 만 18세 유권자 54만 명 중에는 고3생도 14만 명 있습니다. 개학이 또다시 미뤄지고 수능 연기설까지 나도는 요즘, 얼마나 마음이 허허롭습니까. 가족·친구·선생님과 소통하며 잘 헤쳐 나가길 바랍니다.
 
코로나19의 습격이 없었다면 여러분들은 ‘정치 습격’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졸업식장을 기웃거리던 정치인들이 학교와 학원으로 달려갔을 겁니다. 교육감들도 선거교육 하라며 선생님을 들들 볶았을 거고요. “18세=진보 표” “18세=보수 새싹 표” 등 코미디 같은 구호도 요란했겠지요.
 
학생 유권자는 명징(明澄)합니다. 당연히 진흙탕에 빠지지 않습니다. 다만, 선거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은 아쉽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인터넷을 통해 선거교육 영상물 시청을 권합니다. 후보자에게 한 표(흰색), 정당에 한 표(연두색)입니다. 짬을 내 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첫 권리를 포기하거나 묻지마 투표를 해선 안 됩니다. 정치권의 꼼수와 반칙, 이합집산, 혹세무민을 몰라라 해도 안 됩니다. 여러분의 기권이 악마를 당선시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 18세는 사회적·법률적 인격체로서 성인 대우를 받는 시작점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결혼할 수 있고, 부모의 법률상 부양의무에서 제외되고, 운전면허를 딸 수 있고, 공무원 시험도 볼 수 있는 나이입니다. 가수 백난아(1927~1992)는 18세의 연정을 ‘낭랑 18세’로 노래했습니다. 여기서 낭랑(朗朗)은 한자어로 ‘밝은 낭’ ‘명랑할 랑’으로 청춘을 뜻합니다. 낭랑은 ‘소리가 맑고 또랑또랑하다’ ‘빛이 매우 밝다’는 의미인 ‘낭랑하다’의 어근(語根)이기도 합니다. 역시 청춘을 뜻합니다. 낭랑 18세는 가장 청초하고 청량한 젊음의 상징인 것입니다.
 
그런 여러분들은 구태 정치에 죽비를 내리쳐야 합니다. ‘돈다발’을 안겨준다거나, 입시로 장난치거나, 청춘을 이념화하는 잡탕 모리배들에게 가차 없이 방아쇠를 당겨야 합니다. “투표는 권총과 같다(시어도어 루스벨트)”,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에이브러햄 링컨)”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떻게 행사하느냐에 따라 유용성과 힘이 달라진다는 얘기입니다. 한 표의 위대함입니다.
 
투표는 돈이기도 합니다. 국회의원 300명(지역구 253명, 비례대표 47명)이 4년간 주무를 재정 규모는 최소 2052조원(올해 기본예산 513조원 기준)에 달합니다. 여러분의 한 표는 4800만원의 가치가 있습니다. 얼마나 소중합니까.
 
낭랑 18세는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마음이 순백합니다. 눈이 맑습니다. 당당한 주권자로서 후보자와 정당의 공약을 뜯어보고 유쾌하게 한 표를 던져야 합니다. 악취가 진동하는 쓰레기 정치를 청소할 청량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한 표가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저고리 고름 말아쥐고서~”로 시작되는 ‘낭랑 18세’ 노랫말 패러디가 의미심장합니다.
 
“투표용지 말아 쥐고서/누구를 찍으려나 낭랑 18세/대한민국 새 역사 앞에서/청정한 한 표만 기다립니다/소쩍궁 설레네 소쩍궁 설레네/낭랑 18세 모두 출동할 테니/제 발 저린 정치인들 꺼져주세요~”
 
양영유 교육전문기자/중앙콘텐트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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