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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후보에 "탈당계 내고 시민당 입당" 문자 돌린 민주당

중앙일보 2020.03.20 18:02
더불어민주당이 19일 당 비례대표 후보 20명에게 “20일까지 탈당계를 제출하고 더불어시민당 입당서를 제출하라”는 취지의 문자와 e메일을 보냈다. 해당 문자와 e메일에는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하 시민당)으로 당적을 옮기는 것과 관련해 필요한 제출서류 등이 안내됐는데, 서류 목록에는 민주당 탈당원서도 포함됐다고 한다.

 
정당법 42조에는 “누구든지 본인의 자유의사에 의하는 승낙 없이 정당 가입 또는 탈당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적혀있다. 이 규정을 위반해 정당 가입 또는 탈당을 강요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자당(自黨) 후보에게 보낸 민주당 탈당 및 시민당 입당에 필요한 서류 등의 안내가 해석에 따라 정당법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이 20일 오후 국회 본청을 나서며 취재진으로부터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의 더불어시민당 입당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이 20일 오후 국회 본청을 나서며 취재진으로부터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의 더불어시민당 입당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일부 비례대표 후보들이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자, 이들을 소집해 1시간 정도 간담회를 가졌다. 윤 총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후보들이)궁금한 것을 물어봤고, 실무적으로 절차 등을 설명해 드리니 대체로 이해하셨다”고 말했다. 정당법 위반 소지와 관련해선 “당에서는 절차를 안내한 것이고, 탈당이나 입당은 본인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우리는 검증과 두 번의 경선을 거쳐서 선출됐는데 왜 누군지도 모를 시민사회 몫 후보에게 앞순위를 양보해야 하느냐” “앞으로 우리는 선거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고 한다. 최근 여론조사를 토대로 예측한 의석수 16~17석 중 앞순위 후보에 참여 정당 외 시민당 자체 후보가 배치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시민사회 몫이 최소 6명이라는 건데, 후보들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 위험하지 않겠느냐”는 문제제기도 있었다. 이에 윤 총장은 “민주당의 의석을 늘리는 게 목적이 아니란 것을 여러 차례 천명했기 때문에 이해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우희종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오른쪽 세번째)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불어시민당, 가자환경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평화인권당이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비례연합정당 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우희종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오른쪽 세번째)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불어시민당, 가자환경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평화인권당이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비례연합정당 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시민당은 이날 비례대표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위원 선임 절차를 마무리했다. 강영화 변호사, 권보람 유튜브 크리에이터, 김솔하 변호사, 김제선 희망제작소장, 김준혁 한신대 교수, 김호범 부산대 교수, 이경섭 ㈜엑스텍 대표, 정도상 소설가, 정재원 국민대 교수, 조민행 변호사 등 총 10명이다. 
 
권보람 크리에이터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위원장 김경협)에서 외부위원으로 활동했다. 김준혁 교수는 민주당 경기도당 공동대변인을 지냈다. 조민행 변호사는 2012년 19대 총선 때 민주통합당(민주당의 전신) 여주-양평-가평 지역구 후보로 전략공천됐다. 김호범  교수와 정도상 소설가는 지난해 서울 서초동 집회 당시 공개적으로 조 전 장관 지지를 표명했던 인사들이다.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서초달빛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조국수호와 검찰개혁,공수처 설치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서초달빛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조국수호와 검찰개혁,공수처 설치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봉정현 시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재야 시민단체로부터 다각도로 추천받아 섭외 요청을 드렸고, 요청을 수락한 분 중 연령·성별·전문성을 고려해 10명으로 추렸다”고 말했다. 당 공관위는 이르면 21일 열릴 첫 회의에서 위원 간 호선으로 위원장을 선출한 뒤 후보자 심사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정치개혁연합(이하 정개련)은 이날 서울 안국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집행위원회 연석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더불어시민당을 ‘꼼수 위성정당 프로젝트’로 규정하고 “오늘부로 민주당에 대한 일체의 기대를 접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개련은 이어 “이 기획의 한 가운데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등이 있다”고 했는데, 이와 관련해 하승수 정개련 집행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양 원장을 언급하며 “청산해야 할 정치적폐” “기본도 안 된 인간” 등으로 비난했다.

 
하준호·석경민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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