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부 "지침 어긴 요양시설 재정 지원 못해…의료계 "병원에 책임 돌려"

중앙일보 2020.03.20 17:43
 
75명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서구의 한사랑 요양병원. 대구=백경서 기자

75명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서구의 한사랑 요양병원. 대구=백경서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지침을 지키지 않는 요양시설에 대한 재정 지원을 제한 하기로 했다. 예방지침을 위반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병한 경우에는 재정 지원을 제한하고 치료비에 대한 구상권도 청구할 예정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요양병원·요양원 등에 대한 시설 점검 행정지도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윤태호 중대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는 지침을 준수해달라고 (요양병원 등에) 협조를 구했지만 산발적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어 좀 더 강도 높은 감염 예방지침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계신 분들은 대부분 기저질환을 갖고 있고 고령이어서 감염이 발생할 경우 중증환자나 사망자가 발생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정부도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예방지침에 따라 각 요양병원은 방역 책임자를 지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출입자 명부도 작성해야 한다. 요양병원과 요양원 직원을 포함해 시설 내 모든 사람에 대해 발열, 기침 등 의심증상 여부를 매일 확인해야 한다. 또한 의심증상이 있는 직원은 즉시 업무에서 배제해야 한다.
 
중대본은 요양시설에 대한 행정명령과 행정지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예방지침을 위반해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환자 치료비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중대본은 요양시설에 대한 마스크 등 방역물품 지원도 확대할 예정이다. 손영래 중대본 홍보관리반장은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에 마스크 등 방역물품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며 “의료법상 인력 기준 적용 유예나 대체 인력 인건비 재정 지원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에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정부는 의료계의 거듭되는 합리적인 권고를 무시하면서 모든 책임을 의료계에 돌리려하고 있다”며 “병원 내에서 불가항력으로 확산되는 것에 대해 의료계에 책임을 묻겠다는 정부에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