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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위 “원자력硏 미승인 설치물에서 30년간 방폐물 방출”

중앙일보 2020.03.20 16:39
대전 유성구의 한국원자력연구원 정문.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 유성구의 한국원자력연구원 정문.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해 발생한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는 승인되지 않은 시설물 설치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이번 사고뿐 아니라 지난 30년 동안 해당 시설에서 지속해서 방사성 폐기물이 방출됐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1월 21일부터 실시한 '한국원자력연구원 자연증발시설 방사성물질 방출사건'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했다고 20일 밝혔다. 원안위의 설명을 종합하면, 해당 사고는 원자력연이 1990년 설치한 자연증발시설에서 발생했다. 자연증발시설은 연구원에서 나온 극저준위(리터당 185베크렐 이하) 방사성 액체 폐기물을 저장한 뒤 자연 증발시키는 곳이다. 폐기물의 수분은 태양광에 의해 자연 증발하고, 남은 폐기물은 다시 지하 저장조로 보내진다. 원안위는 이번 조사에서 인허가 당시 설계도와는 다르게 외부로 연결된 600ℓ 크기의 바닥 배수 탱크가 있는 걸 발견했다. 시설 설치승인서에는 물질이 외부로 통하지 않게 돼있었지만, 실제로는 액체 방사성 폐기물을 밖으로 흘려 내보내는 시설이 있었다.   
 
지난해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 시설에서 발생한 극저준위 방사성 물질 방출 사고는 운영 미숙으로 반복적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0일 밝혔다.  특히 이번 사고뿐만 아니라 지난 30년 동안 자연증발시설에서 지속해서 방사성 폐기물이 방출됐다는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다.   사진은 자연증발시설에서 방사성물질 방출경로.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지난해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 시설에서 발생한 극저준위 방사성 물질 방출 사고는 운영 미숙으로 반복적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0일 밝혔다. 특히 이번 사고뿐만 아니라 지난 30년 동안 자연증발시설에서 지속해서 방사성 폐기물이 방출됐다는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다. 사진은 자연증발시설에서 방사성물질 방출경로.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사고는 이 지점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9월 26일 자연증발시설 내 일부 필터교체 과정에서 방사성 물질이 불법 설치된 바닥 배수 탱크로 유입됐고 340ℓ가 외부로 유출됐다. 그 이후 공급 밸브가 과도하게 열려 있는 상태에서 시설이 가동됐고, 오염수가 넘쳐 170ℓ가 외부로 흘러나갔다.
 
이 사고 뿐만이 아니다. 1990년 이후 매년 동절기 운전을 종료하며 액체 방사성 폐기물을 지하저장조로 회수하는 과정에서 필터뱅크 하단 배수구를 통해 총 470∼480ℓ의 방사성 물질이 유출됐다. 원안위의 추정에 따르면 30년간 이렇게 유출된 방사성 물질은 총 13,340ℓ 정도다.
 
원자력연 외부 하천토양 방사능농도 측정결과.[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원자력연 외부 하천토양 방사능농도 측정결과.[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2년마다 원자력연 시설 검사를 해왔던 원자력안전기술원도 이 부분을 잡아내지 못했다. 원안위는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지난 1990년 시행된 사용전검사와 이후 2년마다 진행된 정기검사에서 지하 바닥배수탱크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원자력연의 자연증발시설은 원자력안전법 지정기준 제36조 제1항 제2호 및 원자로시설기준 규칙 제94조 제3호에 따른 '성능수준 미달'로 판정됐다. 원안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원자력연의 위반 사항을 통보하고, 이달 중에 행정처분 등 조치 결과에 대한 회신을 요청했다. 하반기부터는 원자력연의 이행계획에 대해 반기별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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