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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취소 뒤 유서 남기고 잠적···김원성, 기도원서 무사 발견

중앙일보 2020.03.20 13:45
미래통합당 김원성 부산 북·강서을 예비후보가 지난 19일 부산시의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투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원성 부산 북·강서을 예비후보가 지난 19일 부산시의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투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공천 취소 결정에 반발해 잠적한 김원성 최고위원(부산 북·강서을 예비후보)이 실종 신고 7시간 만에 발견됐다.  
 

지난 19일 공천 취소되자 잠적
경찰, 실종신고 접수 후 수색
7시간만에 양산 기도원서 발견

부산경찰청은 20일 낮 12시 40분쯤 경남 양산 통도사 인근의 한 기도원에서 김 최고위원을 찾았다고 밝혔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오전 5시쯤 김 최고위원 가족이 실종 신고를 했고, 곧바로 실종팀과 타격대를 투입해 수색에 나섰다”며 “7시간 만에 김 최고위원을 발견해 가족에 돌려보냈다”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유서를 남기고 종적을 감추면서 가족은 물론 경찰·정치권까지 이날 오전 내내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오전 9시쯤 경남 양산으로 이동했다는 동선이 파악돼 경남경찰청과 공조해 수색했다”며 “만일의 사태를 막기 위해 인력을 대거 투입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이 잠적하기 직전 자필로 아내에게 쓴 쪽지에는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는 길은 이 길밖에 없다고 생각해 집을 나서니 용서해 주길 바래. 정치가 함께 행복한 꿈을 꾸는 거라고 당신을 설득했던 내가 참 한심하고 어리석었던 것 같다’고 적혀 있었다.
 
또 ‘미투인지 뭔지 모르는 내용이고 설명할 기회조차 없었으니 믿어주면 좋겠다. 주위 분들에게 연락드려 내 원통함을 풀어줬으면 좋겠다. 나 찾지 말고 기자회견도 예정대로 해주고 미투 제보자와 당사자 꼭 밝혀줬으면 좋겠다’라는 내용도 있다.
 
그리고 ‘내 주위에는 호남 친구들과 지인이 많은데 지역에 대한 편견은 전혀 없었던 사람이라고 얘기도 좀 해줘. 평범한 청년인 나의 정치적 가능성을 인정해주신 이언주 의원님께도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말씀 전해주고’라고 쓰여 있다.
 
이번 소동은 김 최고위원이 부산 북강서을 지역구에 단수공천을 받은 지 13일 만에 취소되자 이에 반발하면서 발생했다. 김 최고위원은 공천 취소 결정이 나자마자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번 사건 배후에 김도읍 의원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도읍 국회의원 사무실은 “허위사실 유포를 즉각 중단하지 않을 시 강력한 법적 대응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부산 북강서을은 보수 통합 과정에서 불출마 선언을 한 김도읍 의원의 지역구다. 미래통합당은 김 최고위원의 공천을 취소하는 동시에 김도읍 의원을 우선 추천(전략공천)했다. 김 최고위원의 미투 의혹과 호남 차별 발언 등이 투서 형태로 접수됐고, 구체적으로 확인됐다는 게 미래통합당의 입장이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 1월 16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아홉번째 영입인재인 최지은 세계은행 선임이코노미스트에게 당원 교과서 등을 전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 1월 16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아홉번째 영입인재인 최지은 세계은행 선임이코노미스트에게 당원 교과서 등을 전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공천 인사를 이기려고 무리하게 김 의원을 재공천하다 벌어진 소동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지역구에 ‘영입 인재 9호’인 최지은 세계은행(WB) 선임 이코노미스트를 지난 10일 공천했다. 여권 관계자는 “4·15 총선에서 1석이 아쉬운 미래통합당이 김 최고위원이 최 후보를 이기기 어렵다고 보고 김 의원을 내세운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일대 소동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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