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국 측, 작심한듯 "모든 혐의 부인"···첫 재판부터 강수뒀다

중앙일보 2020.03.20 12:27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모습. 조 전 장관의 변호인단은 20일 열린 첫 재판에서 조 전 장관의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전민규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모습. 조 전 장관의 변호인단은 20일 열린 첫 재판에서 조 전 장관의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전민규 기자

"검사의 일방적 주장이며 사실관계가 왜곡됐습니다. 피고인은 모든 혐의를 부인합니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변호인단이 재판 첫날부터 조 전 장관의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단순 부인을 넘어 검찰의 기소가 "왜곡됐고 일방적이며 주관적인 의견에 불과하다"고 강공을 퍼부었다. 조 전 장관이 도덕적 책임을 인정한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에 대해선 "당시 조국 민정수석이 가진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법리에 있어 전혀 범죄를 구성할 수 없는 사건"이라 반박했다.  
 

조국측, 작심한듯 모든 혐의 부인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에서 열린 조 전 장관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조 전 장관의 변호인단은 작심한 듯 준비한 의견서를 읽어 내려갔다. 이날 변호인단의 입장은 뇌물수수와 사문서위조·증거인멸·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총 12개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이 법정에서 검찰의 모든 공소사실의 유무죄를 다툴 것이란 예고편으로 해석됐다. 향후 본 재판의 일정을 조율하는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조 전 장관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조국 수사를 지휘했던 한동훈 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의 모습. 한 검사장은 조국 수사 뒤 부산 고검 차장으로 좌천 발령이 났다.[연합뉴스]

조국 수사를 지휘했던 한동훈 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의 모습. 한 검사장은 조국 수사 뒤 부산 고검 차장으로 좌천 발령이 났다.[연합뉴스]

이런 변호인단의 반박에 검찰은 "충분히 예상했던 바"라며 "확보한 증거와 진술을 통해 조 전 장관의 유죄를 입증해나갈 것"이라 말했다. 이날 검찰에서도 관련 수사를 직접 지휘했던 고형곤·이정섭 부장검사가 수사 검사들과 함께 공판 검사로 법정에 출석했다. 
 
부장검사가 수사검사와 함께 사건의 공판을 직접 담당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검찰도 그만큼 조 전 장관의 유죄 입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서울중앙지검의 고형곤(50) 부장검사는 조 전 장관의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비리 및 증거인멸 관련 수사를 담당했다. 이정섭(49) 동부지검 부장검사는 조 전 장관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을 맡아 지난해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까지 청구했었다.
 

백원우와 박형철측 "조국의 결정"

이날 재판에는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조 전 장관과 직권남용 공범으로 기소된 백원우(54)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박형철(52)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변호인단도 각각 출석했다.
 
지난해 5월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차를 마시며 목을 축이고 있다. 왼쪽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연합뉴스]

지난해 5월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차를 마시며 목을 축이고 있다. 왼쪽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연합뉴스]

두 전직 비서관의 변호인단은 조 전 장관의 변호인과 마찬가지로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백 전 비서관의 변호인은 "민정비서관으로 조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정무적 판단을 했다"며 "(공소사실의)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직권남용 혐의는 법리적으로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전 비서관의 변호인도 "유재수 감찰종료는 민정수석의 결정으로 피고인은 직권남용의 주체가 아닌 객체"라 말했다. 
 
두 전직 비서관 변호인단의 주장은 유재수 감찰무마와 관련한 사실상 모든 결정 권한과 책임을 조 전 장관에게 돌리는 것으로 해석됐다. 혐의를 부인한다는 점에서 조 전 장관과 유사하지만 내부적 사정에선 결이 다소 다른 것이다.
 

조국 뇌물공여 의혹 노환중측 "혐의 부인" 

이날 재판에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을 다니며 유급한 조 전 장관의 딸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조 전 장관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를 받는 노환중(61) 부산의료원장의 변호인 역시 출석했다. 노 원장의 변호인은 "검찰의 주장은 증거가 없고 정황논리와 추측에 근거하고 있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우상조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우상조 기자

조 전 장관의 재판장인 김미리 부장판사는 조 전 장관과 정경심(58) 동양대 교수의 사건을 모두 병합하고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사건을 별도로 분리해 재판해 달라는 검찰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12월 조 전 장관과 함께 공범으로 추가 기소된 정 교수의 입시비리와 증거인멸 혐의 등에 한해선, 정 교수가 원할 시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정 교수의 기존 재판부에서 병합해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지난해 11월 사모펀드와 입시비리로 한차례 기소됐고, 지난해 12월 조 전 장관의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비리의 공범으로 한차례 더 기소된 바 있다. 
 

조국·정경심 부부재판 안 받는다

조 전 장관과 정 교수의 재판이 병합되지 않아 부부가 한 재판의 피고인으로 서게 되진 않을 전망이다. 조 전 장관과 정 교수의 변호인은 "검찰이 부부 망신주기식 재판을 하려 한다"며 사건 병합을 요구하는 검찰을 비판해왔다. 다만 이 부부는 서로가 서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은 높다.
 
검찰은 앞서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비리 및 뇌물수수, 감찰무마 의혹 관련으로 조 전 장관을 두 차례에 걸쳐 불구속기소했다. 조 전 장관에게 적용된 혐의는 공직자윤리법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업무방해·위조공문서행사·허위작성공문서행사·사문서위조·증거위조 및 은닉 교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총 12개에 달한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