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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보 노조 "푸르덴셜 인수 왜?" 질문에…윤종규 "비 온다고 안 나가나"

중앙일보 2020.03.20 11:46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푸른덴셜생명 인수 참여에 대해 “굉장히 견실한 회사라 고심을 해 입찰을 했다”고 20일 말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0일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KB금융제공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0일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KB금융제공

윤 회장은 이날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보험은 여전히 괜찮은 비지니스로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는 안건이 아니었다. 이날 상정된 안건은 이사회 내 ‘ESG(환경·사회책임·기업지배구조)위원회’ 신설과 사외이사 선임 등이 주요 안건이었다.  
 
그런데 주총에 참여한 KB손해보험 노동조합 김대성 위원장이 푸르덴셜생명 인수 문제를 꺼냈다. KB금융은 전날 푸르덴셜생명 본입찰에 참여한 상태다. 푸르덴셜생명의 인수가는 2조원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대성 위원장=“지금 금리가 떨어지고 있다. 앞으로 푸르덴셜생명은 엄청난 금리 역마진이 예상된다. 생명보험의 매각가는 지금이 최고가이고 앞으로 하락이 예상된다. 왜 지금 시점에 인수에 적극 나서야 하나”
 
김 위원장의 발언처럼 생명보험회사의 전망은 밝지 않다. 저금리가 지속되며 종신보험 등의 판매가 부진한 데다, 투자 수익을 거두기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새 회계기준인 IFRS17이 2023년 도입되면 보험부채를 보험 판매시점의 원가가 아닌 현재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 보험판매시점보다 금리가 지속적으로 내려오고 있는 만큼 보험사의 부채는 크게 늘어나게 된다.
 
윤 회장은 “비가 온다고 모든 사람이 집에 있을 필요가 없다. 오히려 우산을 갖춘 사람은 비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고 맞섰다. 푸르덴셜생명이 견실한 매물이라는 취지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9월 기준으로 보험건정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이 515%로 업계 최고 수준인 알짜매물로 꼽힌다.
 
▶윤 회장=“제로금리와 저금리는 유럽과 일본이 이미 경험을 했다. 그런데 유럽과 일본 모두 생명보험사가 은행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다. 어려운 환경일수록 뛰어난 회사는 기회가 있다. 보험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있다. 보험을 괜찮은 비즈니스로 보고 충분한 기회가 있다고 본다.” 
푸르덴셜생명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푸르덴셜생명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윤 회장이 김 노조위원장 발언에 ‘발끈’하는 기류도 감지됐다. 김 노조위원장이 푸르덴셜생명 인수 배경에 대해 “혹시 (윤 회장의) 3연임 목적으로 1등 탈환, 성과 부풀리기용 인수합병이 아닌가”고 하면서다. 김 노조위원장은 “배임에 대한 검토는 했냐” 등의 발언도 했다.
 
윤 회장은 올해 11월 임기가 만료돼 3연임에 도전하게 된다. 신한지주와 KB금융이 벌이고 있는 리딩뱅크 다툼은 금융지주 회장의 주요 성과 지표 중 하나다. 지난해까지는 순이익 기준으로 신한지주가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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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윤 회장은 “앞으로 부담이 어떻게 될지를 정확하게 계산을 안 하고 비딩을 할 이유는 없다. 그건 손보노조위원장이 너무 경영진을 가볍게 보는 거 아닌가 생각을 한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우선 손해보험 쪽에 더 잘해주셨으면 하는 부탁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윤 회장의 말처럼 손해보험사도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지난해 KB손해보험의 당기순이익은 2343억원으로 2018년(2624억원)보다 10.7% 줄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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