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집에만 있으니 별 걸 다한다" 400번 커피 휘젓는 사람들

중앙일보 2020.03.20 06:00
최근 달고나 커피를 직접 만들어 본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왼쪽)와 가수 강다니엘. [사진 유튜브, 브이 라이브 캡처]

최근 달고나 커피를 직접 만들어 본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왼쪽)와 가수 강다니엘. [사진 유튜브, 브이 라이브 캡처]

“뭔 커피를 400번이나 저어서 먹어요? 우리 한국인들 집에만 있으니까 별걸 다 해 먹네” “느그들 밖에 못 나가니까 이거라도 해”
 
구독자 120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박막례(73) 할머니가 최근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달고나 커피’를 만들며 한 말이다.
 

코로나19 때문에…달고나 커피 유행

19일 인스타그램에서 '달고나 커피'를 검색한 결과.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19일 인스타그램에서 '달고나 커피'를 검색한 결과.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안에서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즐길 거리가 온라인에서 유행 중이다.  
 
대표적인 게 달고나 커피다. 지난 1월 한 방송에서 소개된 적 있는 달고나 커피는 커피 가루와 설탕, 물을 각각 1대1대1 비율로 넣은 뒤 400번쯤 휘저어 만들어진 꾸덕꾸덕한 커피 거품을 차가운 우유 위에 얹어 마시는 음료다.  
 
이 음료의 핵심은 커피 가루와 설탕이 섞인 물을 도대체 몇 번 저어야 달고나 색을 띠는 풍부한 거품으로 바뀌느냐는 것이다. 19일 인스타그램에는 7만 개가 넘는 달고나 커피 관련 게시물이 올라와 있는데, 보통 “만 번은 저어야 한다” “팔이 빠질 것 같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서 “달고나 커피 만드는 영상 봤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집에서 해 먹는 간식 느낌이 난다”며 “별명은 ‘코로나 커피’가 어떨까 싶다”고 했다.
 
요새 '1000번 계란프라이'가 유행이다. [사진 유튜브 검색 결과 캡처]

요새 '1000번 계란프라이'가 유행이다. [사진 유튜브 검색 결과 캡처]

무작정 손을 많이 쓰면서 몰두해야 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계란 흰자를 거품기로 1000번 이상 저은 다음 노른자와 프라이팬에 구워내는 ‘1000번 계란 프라이’나 메이플 시럽을 400번 저어 만든 ‘메이플 버터’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아이돌 문화도 바꾼 코로나19

달고나 커피를 만드는 AOA 설현(왼쪽)과 지민. [사진 브이 라이브 캡처]

달고나 커피를 만드는 AOA 설현(왼쪽)과 지민. [사진 브이 라이브 캡처]

아이돌 가수들이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 브이 라이브(V LIVE)도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문화가 달라졌다. 바깥 활동을 자제해야 하니 아이돌들은 실내에서 달고나 커피 등을 만들며 팬들과 대화하는 영상을 찍는다. 달고나 커피 외에도 탕후루·고체향수 만들기 등 아이템은 다양하다. 걸그룹 트와이스·ITZY(있지)·AOA 등은 달고나 커피를 만드는 일상을 최근 공개했다. 코로나19가 빚어낸 이런 식의 아이돌 문화를 두고 한 네티즌은 “웃프다(웃기고 슬프다)”고 했다. 
 

지쳐가는 ‘집콕’ 생활…‘아무놀이챌린지’로 이겨내

19일 인스타그램에 '아무놀이챌린지'를 검색한 결과.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19일 인스타그램에 '아무놀이챌린지'를 검색한 결과.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전국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의 개원·개학이 연기되면서 온종일 밖에 못 나가고 아이를 돌봐야 하는 부모들의 시름을 덜어준 건 ‘#아무놀이챌린지’다. ‘아무놀이챌린지’는 육아 스타트업 ‘그로잉맘’이 “코로나19로 인한 가정보육 고통을 함께 이겨내고자 한다”며 지난달 24일 시작했다. 집 안 소품을 이용해 아무 놀이나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아무놀이챌린지와 함께 ‘#집콕놀이’ ‘#집콕육아’ 등과 같은 해시태그도 같이 번지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이별도? 

요즘 20대 젊은 층 사이에선 “코로나19 때문에 헤어진다”는 말도 들린다. 연인들이 서로 자주 만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코로나19 때문에 깨지는 커플이 나 포함 도대체 몇 명이냐”는 푸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반면 온라인으로 대화하며 집에만 있어 생기는 스트레스를 푸는 젊은 층도 있다. 최근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는 “코로나에 지지 말자”며 온라인 대화를 이어가는 방들이 다수 발견된다. “2030 심심하면 모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한 카카오톡 채팅방에서는 이날 “심심하다”며 1시간 넘게 대화가 쏟아졌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