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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끝내 국경 봉쇄···"미국인 출국금지, 나가면 못돌아온다"

중앙일보 2020.03.20 05:23
미국 뉴욕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 뒤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현지시간 19일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미국인을 대상으로 세계 모든 국가에 대한 여행금지를 권고했다. 귀국할 수 있는 미국인들은 즉시 귀국하라고 권고했다. [AFP=연합뉴스]

미국 뉴욕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 뒤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현지시간 19일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미국인을 대상으로 세계 모든 국가에 대한 여행금지를 권고했다. 귀국할 수 있는 미국인들은 즉시 귀국하라고 권고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9일(현지시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세계 모든 국가로의 여행 금지를 권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미국인의 해외여행을 사실상 전면 금지한 것은 전례 없는 조치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국무부, 전 세계에 여행권고 4단계 '여행금지'
출국해 해외 체류 중인 미국인엔 귀국 명령
"미국 밖에서 무기한 대기할 수 있어" 경고
여권 발급도 중단…코로나19 확산 방지책

 
국무부는 이날 자국민을 대상으로 발령하는 여행 권고를 세계 모든 국가에 대해 최고 단계인 4단계 '여행 금지'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통상 4단계는 예멘, 소말리아처럼 현재 전쟁 중인 나라에 발령됐다.
 
국무부는 성명에서 "코로나19의 세계적 영향으로 미국 시민들에게 모든 해외여행을 피하라(avoid)고 권고(advise)한다"고 밝혔다. 많은 나라가 코로나19 발병 사태를 맞아 여행 제한과 강제 격리, 국경 봉쇄, 사전 통지 없이 외국인 입국 금지를 시행하고 있으며, 항공편 운항이 속속 중단되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국무부는 "해외여행을 하기로 선택할 경우 여행 계획이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으며, 미국 밖에서 무기한(indefinite timeframe)으로 머물러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인이 해외로 나갈 경우 다시 미국으로 상당 기간 돌아오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출국해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미국인에게는 귀국을 명령했다. 국무부는 "해외에서 무기한(indefinite period) 체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한, 민간 항공기가 아직 운항 중인 나라에 있는 미국 시민은 즉각 미국으로 돌아오는 일정을 잡아야 한다(should)"고 밝혔다.   
 
미국인의 해외여행 금지 권고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의 하나다. 미국은 중국·이란·유럽연합(EU)에서 출발하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데 이어 자국민의 해외 출국을 막고 귀국을 명령하면서 사실상 국경을 닫은 셈이다.

 
국무부는 미국인에 대한 여권 발급도 중단했다. "생사를 가를 정도로 긴급한 사항" 이외에는 당분간 여권을 발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긴급 사항은 본인의 위중한 질병이나 가족 사망 등으로 3일 이내에 국제적으로 이동해야 하는 경우를 예로 들었다.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확진자 가운데 상당수는 해외여행 중 감염되거나 연관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내 확진자는 이날 1만 명을 넘었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확진자는 1만4250명, 이 가운데 사망자는 205명이다. (현지시간 20일 0시 기준)
  
국무부는 지난주부터 국경을 닫는 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EU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에 대한 입국을 금지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같은 날 국무부는 미국인 대상 여행 권고를 세계 모든 나라에 대해 3단계 '여행 재고'로 격상했다. 
 
14일에는 영국과 아일랜드를 입국 금지 대상국에 포함했다. 같은 날 코로나19 '핫스팟(집단 발병지)'에서 근무하는 외교관들의 귀국을 허용했다. 18일에는 캐나다와의 국경을 30일간 봉쇄한다고 발표했다. 
 
국무부 여행 권고는 4단계로 이뤄져 있다. 1단계 '일반적 사전주의', 2단계 '강화된 사전주의', 3단계 '여행 재고', 4단계 '여행 금지'다.
 
지금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해 국무부가 '여행 금지'를 발령한 곳은 중국·이란 전체와 한국 내 대구, 이탈리아 내 롬바르디아·베네토 지역 등이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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