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봉주·손혜원의 마이웨이···민주당 "지지층 이탈" 난감해졌다

중앙일보 2020.03.20 05:00
손혜원,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손 의원실에서 창당 등 진행과정에 관해 공개 유튜브 방송을 하고 있다. [뉴스1]

손혜원,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손 의원실에서 창당 등 진행과정에 관해 공개 유튜브 방송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을 기반으로 한 비례정당 두 곳이 19일 각자의 길을 본격화했다. 더불어시민당은 이날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 구성을 마무리했고, 열린민주당은 공천 선거인단 모집을 시작했다. 민주당 본진(本陣)이 후보를 투입하는 더불어시민당에 열린민주당이 끝내 불참하면서 정치권에서는 두 비례정당 간 지지세력 확보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본진 대 외곽=민주당은 나흘 전(15일)까지만 해도 “정치개혁연합도 있고, 시민을위하여도 있고, 열린민주당도 있다”(윤호중 사무총장)며 열린민주당과의 연합 가능성을 거론했다. 하지만 이틀 뒤(17일) 시민을위하여를 최종 플랫폼으로 낙점하면서 나머지 두 곳과 선을 그었다.  
 
열린민주당은 정봉주 전 의원이 지난달 28일 김대중 정부 때 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한 이근식 창당준비위원장을 내세워 출범했다. 일주일 뒤(3월 6일)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공식 합류해 사실상 투톱 체제로 운영 중이다. 민주당에선 “문제가 돼 나간 사람들이 주도하는 외곽 비례당”이란 말이 나온다. 손 의원은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지난해 1월 탈당했고, 과거 ‘미투’ 폭로를 당했던 정 전 의원은 지난달 민주당 공관위에서 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이근식 신임 당대표(왼쪽부터)와 손혜원, 정봉주, 박홍률, 김대성 최고위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이근식 신임 당대표(왼쪽부터)와 손혜원, 정봉주, 박홍률, 김대성 최고위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

 
다만 주목도는 높다. 여기에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김진애 전 의원 등 지명도 있는 이들이 합류했다. 비록 무산됐지만 조국 전 법무부장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정연주 전 KBS 사장,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등에게도 손 의원이 직접 입당을 제안했다고 한다. 
 
◇“제로섬 게임” 불가피=열린민주당은 “더 강한 민주당, 더 선명한 민주당, 더 유능한 민주당 건설이 목표”(창당선언문)라고 한다. “민주당의 ‘위성 정당’이라는 지위를 과감하게 던져 버리겠다”면서도 “민주 진영에 지지를 호소한다”는 입장이다. 핵심 전략은 강성 지지층 결집이다. 현 민주당이 “부자 몸 사리는 듯한 모습”이라며 “중도주의의 환상에 빠져있는 무기력한 민주당과 선명성 경쟁을 펼치겠다, 조용한 선거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지지층 이탈이 불가피한 민주당으로선 난감한 상황이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하나의 선거판 노이즈에 지나지 않는다. 유사상품을 과연 누가 찍겠나”라고 했다. 하지만 수도권 초선 의원은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찍은 유권자라면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 나란히 적힌 비례 투표용지를 받아들면 누구든 고민하지 않겠나”는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17일 플랫폼 정당인 ‘시민을 위하여’에 합류하는 협약식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최용상 평화인권당 공동대표,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우희종ㆍ최배근 시민을위하여 공동대표, 권기재 가자환경당 창준위 공동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조정훈 시대전환 공동대표. 사진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은 17일 플랫폼 정당인 ‘시민을 위하여’에 합류하는 협약식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최용상 평화인권당 공동대표,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우희종ㆍ최배근 시민을위하여 공동대표, 권기재 가자환경당 창준위 공동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조정훈 시대전환 공동대표. 사진 민주당

 
최배근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는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지지 성향의 다른 정당들이 득표하게 되면 민주당의 비례후보들이 후순위이기 때문에 그만큼 (당선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제로섬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합당 가능성은=공식 선거운동 시작 때(다음달 2일)까지 현 구도가 지속되면 표 분산을 막기 위한 더불어시민당의 열린민주당 공격이 시작될 수 있다. 민주당은 또한 최강욱·황희석 등 문재인 정부 공직자 출신 후보들에 “열린민주당 합류는 부적절하다”는 메시지도 전한다는 방침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19일 열린민주당 안팎에서는 “당초 열린민주당에 오려던 일부 인사가 더불어시민당 시민 추천 몫에 공모하려고 한다”는 말이 나왔다.
 
총선 전 합당은 불가능하다는 게 양쪽의 공통된 반응이다. 더불어시민당은 “독자 후보를 추천하겠다는 정당은 받을 수 없다”(우희종 공동대표)는 방침이 확고한데, 열린민주당은 이미 당원 1000명에게 비례대표 후보 3명을 추천받는 이른바 ‘열린 캐스팅’을 진행했다.
 
열린민주당 제작 홍보물. 민주당 상징 색깔인 파란색을 바탕으로 손혜원(왼쪽)·정봉주 의원이 팔짱을 낀 모습을 담았다. [열린민주당 홈페이지]

열린민주당 제작 홍보물. 민주당 상징 색깔인 파란색을 바탕으로 손혜원(왼쪽)·정봉주 의원이 팔짱을 낀 모습을 담았다. [열린민주당 홈페이지]

 
다만 선거 이후 21대 국회에선 민주당이 열린민주당을 흡수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7일 재단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열린민주당이 (정당득표율) 3%는 분명히 넘을 것 같다”며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 합치면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9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양 옆에 두 개의 위성정당을 거느리고 선거를 치른다”고 썼다.
 
심새롬·하준호 기자 saerom@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