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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600억달러 통화스와프, 금융불안 급한 불 껐다

중앙일보 2020.03.20 00:27 종합 1면 지면보기
한국이 미국과 600억 달러(약 77조원) 규모의 양자 간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최소한의 안전핀을 확보하게 됐다.
 

최소 6개월간, 10년 만에 재체결
한은 “외환시장 안정화 기여할 것”

Fed, 호주 등 9개국과 동시 체결
추락했던 원화값 역외시장서 안정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맺은 이번 계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원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외환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계약기간은 6개월(2020년 9월 19일)이다. 이후 상황에 따라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연준은 캐나다·영국·유럽(ECB)·일본·스위스 등 5개국 중앙은행과 상설 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다. 최근 글로벌 달러 자금시장 경색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한국을 포함한 9개국과 추가로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것이다. 한국·호주·브라질·멕시코·싱가포르·스웨덴 중앙은행과는 600억 달러, 덴마크·노르웨이·뉴질랜드 중앙은행과는 300억 달러 규모로 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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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스와프는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일정한 시점에 상호 교환하는 외환 거래다. 상대국 중앙은행에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는 개념이다. 미국과 체결하면 달러를 더 쌓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한국이 미국과 통화 스와프를 체결한 건 2008년에 이어 두 번째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 유동성 위기 우려가 고조된 시점이었다. 2008년 10월 30일 300억 달러 규모(6개월)로 체결했는데, 두 차례 더 연장해 2010년 2월까지 유지됐다. 한은 관계자는 “당시를 돌아보면 스와프 계약 체결 이후 달러 유동성에 대한 불안심리가 완화하고 급등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고 말했다. 2008년 8월 말 달러당 1089원이던 환율은 스와프 계약 체결 직전 1468원까지 상승(원화가치 하락)했다가 스와프 계약 종료 시점엔 1170원까지 하락하며 안정을 찾았다.
 
한은 관계자는 “스와프를 통해 조달한 미 달러화를 곧바로 공급할 계획”이라며 “달러화 수급 불균형으로 환율이 급상승하는 상황에서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 연준도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글로벌 달러화 시장의 긴장을 완화하고, 국내외 가계·기업에 대한 신용공급에 미칠 영향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발표 후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빠르게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선 전날보다 40원 오른 1285.7원에 마감했지만, NDF 시장에선 오후 11시20분 현재 1250원으로 종가보다 35원 정도 하락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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