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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유로존에 1035조원 풀 것” 기피했던 그리스 채권도 매입

중앙일보 2020.03.20 00:05 종합 4면 지면보기
유럽중앙은행(ECB)이 18일(현지시간) 예정에 없던 심야 전화회의를 열어 1000조원짜리 초대형 양적완화 조치를 전격 발표했다. ‘팬데믹 긴급 매입 프로그램’으로 이름 붙여진 이날 조치는 ECB가 연말까지 7500억 유로(약 1035조원) 규모로 국채와 회사채 등 19개 유로존 국가의 채권을 사들인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심야 전화회의 후 트위터에 “비상한 시기에는 비상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유로화를 위한 우리의 헌신에서 한계는 없다. 우리의 권한 내에서 모든 가용한 수단을 사용할 각오가 돼 있다”고 단언했다. 주가 폭락과 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총동원령 선포’다. 이번 조치에선 그간 신용등급이 낮아 기피했던 그리스 채권도 매입 대상에 포함됐다.
 

“비상한 시기엔 비상한 조치 필요”
165조원 투입 6일 만에 추가 대응
영국 언론 “이르면 20일 런던 봉쇄”

ECB는 “이 프로그램은 한시적이며,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종식됐다고 판단할 때까지 지속한다”고 밝혔다. ECB가 대규모 돈 풀기를 예고한 건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취했던 지난 12일의 양적완화 조치가 효과를 얻지 못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ECB는 당시 1200억 유로(약 165조원) 규모로 채권 등 자산을 매입하겠다고 알려 시장 안정을 도모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독일 등 유럽 핵심 국가들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수직 상승하며 ‘경제 패닉’이 닥쳐오자 6일 만에 추가적 양적완화에 나섰다.  
 
코로나 위기 속에 영국에선 ‘런던 봉쇄령’ 보도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영국 언론들은 19일 이르면 20일부터 수도가 봉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CNN도 보리스 존슨 총리가 봉쇄령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존슨 총리가 19일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정부 관리들은 20일부터 런던을 봉쇄하는 계획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한 소식통은 런던 전체를 완전히 봉쇄하고, 각 집마다 1명씩 식료품 구입 등을 위해 외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라고 FT에 전했다. CNN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런던 안팎으로 오가는 통행을 차단하고, 수도 내 대중교통망도 중단하는 내용까지 검토 중이다. 전국에 이동금지령을 내린 스페인 정부는 수도 마드리드를 비롯한 28개 도시에 육군·해병대 병력 1800명을 투입했다. 군은 정부의 금지령이 지켜지도록 도심에서 순찰에 나서고 있으며 공항·기차역 등에도 배치됐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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