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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산불 강풍 타고 밤새 번져, 낮엔 불 끄던 헬기 추락

중앙일보 2020.03.20 00:03 종합 20면 지면보기
19일 오후 울산 울주군 청량읍 회야댐 인근에서 산불 진화작업에 나섰던 민간헬기가 추락 하는 사고가 발생, 기장은 구조됐으나 부기장은 실종 상태다. 사진은 헬기가 물에 빠지기전 부딪힌 절벽 사고 현장. 송봉근 기자

19일 오후 울산 울주군 청량읍 회야댐 인근에서 산불 진화작업에 나섰던 민간헬기가 추락 하는 사고가 발생, 기장은 구조됐으나 부기장은 실종 상태다. 사진은 헬기가 물에 빠지기전 부딪힌 절벽 사고 현장. 송봉근 기자

19일 오후 1시47분쯤 울산시 울주군 웅촌면 대복리 한 야산에서 난 산불이 오후 10시까지 계속되면서 인근 아파트 등에 사는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소방당국은 헬기 14대와 공무원 등 270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에 나섰으나 강한 바람이 불고 날이 어두워져 불을 끄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울산시는 산불 확산에 따른 민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인근 쌍용하나빌리지아파트 단지 1600여 가구 등 주민 4000여 명에게 4차례에 걸쳐 대피 안내문자를 보냈다.
 

울주군 아파트 단지 대피령
헬기 탑승자 2명 중 1명 실종
2700명 투입 한밤 진화 작업
의성·원주 등 전국 17곳 산불

울주군은 산불 초기에는 대피 안내만 하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가급적 집단 대피 시설이 아닌 친척집이나 지인 집으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현재 소방당국에서 아파트 등에 저지선을 구축해 민가쪽에 피해상황은 없다”고 말했다.
 
울주뿐만 아니라 경북 의성, 강원 원주 등 이날 하루 전국에서 17건의 산불이 났다. 오전 전국에 강풍 특보가 발령된 이후라 피해 규모가 컸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10분쯤 경북 의성군 안평면 마전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오후 2시30분쯤 주불이 진화됐다. 하지만 울주 산불은 순간 최대풍속 시속 45~70㎞(초속 12~20m)에 달하는 강풍을 타고 정상 쪽으로 확산했다. 불길이 거세지자 산림청과 울산시는 초대형헬기를 추가 투입했다. 진화 과정에서 헬기 1대(기종 벨 214-B1)가 인근 저수지로 추락했다. 헬기에는 기장 A씨(55)와 부기장 B씨(47) 등 2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기장 A씨는 탈출해 오후 4시45분쯤 구조됐지만, 부기장 B씨는 실종 상태다.
 
사고 헬기는 오후 3시5분쯤 울산체육공원 임차 헬기 계류장에서 이륙한 뒤 저수지 쪽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헬기가 저수지에서 물을 뜨는 과정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도별 산불 발생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연도별 산불 발생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낮 12시39분쯤에는 원주시 지정면 판대리 야산에서도 산불이 발생, 2.2㏊가 잿더미로 변했다. 소방 당국은 산불이 발생하자 헬기 3대를 비롯해 공무원과 산불 전문진화대 등 232명을 현장에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현장에 초속 9m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후 2시35분쯤 경기도 구리시 교문동 아차산 일원에 발생한 산불은 2시간30분 만인 오후 5시10분쯤 큰 불길이 잡혔다.
 
산림청은 19일 새벽부터 20일 오전까지 전국에서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되자 강원 영동과 울산·경남지역에 ‘대형산불 위험 예보’를 발령하고 대형헬기를 전진 배치했다. 지난 18일 오후 3시를 기해서는 전국에 산불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 관계자는 “바람이 강하게 불고 건조해 산불 진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20일까지 전국에 강한 바람이 예상되는 만큼 산불예방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산불이 지속해서 발생하자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예방과 진화를 위해 비상대책을 마련했다. 경기도는 4월 19일까지 31개 시·군에서 기동단속을 벌이고 있다. 산불의 주요 원인이 소각이나 실화가 원인이라고 판단, 현장에서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불법 소각행위를 적발하면 과태료를 부과한다. 민간헬기 20대도 빌려 산불 특별관리대상 지역에 배치했다.
 
대전·울산·원주=신진호·위성욱·이은지·박진호 기자 shin.jinho@j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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