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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안 타고 캐디 없이 라운드…달라진 골프장 풍경

중앙일보 2020.03.20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바이러스 접촉을 막기 위해 잔디 위에 홀을 설치 한 골프장. [사진 발렌타인 골프장 인스타그램]

바이러스 접촉을 막기 위해 잔디 위에 홀을 설치 한 골프장. [사진 발렌타인 골프장 인스타그램]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있는 발렌타인 골프장은 그린의 컵이 지면보다 높다. 공이 홀에 들어가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홀에 들어간 공을 꺼내려다 다른 사람이 남겨 놨을지도 모를 바이러스와의 접촉을 막기 위해서다. 대신 공이 홀에 닿기만 하면 홀인으로 인정한다. 뉴저지 주의 릿지 우드 골프장 등 여러 골프 코스가 이런 방법을 쓴다.
 

마스크 쓰고 경기, 목욕탕도 폐쇄
컵에 닿기만 해도 홀인 인정하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골프장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한국 골프장은 전 직원이 마스크를 쓰고 로비에 발열 카메라를 배치했다. 얼마 전까지 마스크 쓴 캐디는 서비스 정신이 없어 보인다는 이유로 골프장 측에서 금지했다. 이번 사태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한국 골퍼들은 골프장 공공시설 이용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 냉온탕 목욕을 하는 사람이 적어 샤워 시설만 연 골프장이 많다.
 
미국 유행병학자들은 신체 접촉이 없는 골프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별로 위험하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가능하면 사람이 적은 시간에, 자기 것이 아닌 물건을 만진 후에는 소독제를 바르라고 권한다. 미국 골프장들은 바이러스 접촉을 막기 위해 핀을 뽑지 않고 퍼트를 하도록 하는 골프장이 늘고 있다. 한국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핀을 뽑지 않는 게 일반화된 상태다.
 
미국 미디어들은 골퍼들이 라운드 후 악수를 하지 않는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것이다. LA 아로마 아카데미 소속 프로 클레이 서는 "팔꿈치나 발을 살짝 맞대는 정도로 대체한다. 동양식으로 고개를 숙이거나, 합장으로 인사하는 방법도 추천된다. 양쪽 장갑을 끼고, 퍼트할 때도 벗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 말한다. 음식과 컵 등을 각자 가져가며, 골프장의 식당이나 바에서는 테이블을 줄여 사람들이 멀리 떨어지도록 한다.
 
미국 명문 프라이빗 골프장들은 ‘노캐디’와 ‘노카트’ 라운드를 한다. 카트에 묻은 바이러스도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으니 아예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골퍼는 자신의 캐디백을 직접 메고 걸어 다니며 경기해야 한다. 전염병 창궐과 이로 인한 불편 때문에 이전보다 라운드 수가 줄었다.
 
바이러스가 많이 퍼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골프장들은 지자체의 명령으로 폐쇄됐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도 문을 닫았다. 그러나 제 5의 메이저인 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 후 폐쇄했던 TPC 소그래스는 질병 통제 센터의 허가를 받아 다시 문을 열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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