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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 이사회 의장 맡아 코로나 사태 정면돌파

중앙일보 2020.03.20 00:03 경제 2면 지면보기
정의선

정의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아버지 정몽구 회장에 이어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에 올랐다. 현대차는 19일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정 수석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경영 전면 나선 뒤 신차전략 성과
“어려운 상황 책임지고 회사 이끌것”

현대차 관계자는 “이사회 안건과 운영 등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업무 집행 효율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대차는 이사회의 전문성·독립성·투명성 강화를 지속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이사회 의장을 경영권으로 보는 시각은 주관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사회 의장이 나머지 이사회 구성원과 다른 차별적 권한을 갖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공식화’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18년 9월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정 부회장은 지난해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시무식을 주재하며 실질적으로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해왔다.
 
현대차그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코로나 사태로 상황이 진중하니까 책임을 지고 의장을 맡아 회사를 경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외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등하는 등 최근의 경영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며 “정 부회장이 전면에 나선 이후 내놓은 팰리세이드·GV80·K5 등 신차가 모두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그룹 전면에 나선 정 부회장의 앞날은 1999년 정몽구 회장이 현대그룹에서 떨어져 나오며 현대차그룹을 출범할 때만큼이나 엄중하다. 당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현대차 안팎의 어려움이 정 부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현대·기아차 판매량은 2018년 같은 기간보다 80~90% 감소했으며, 이런 추세는 이달 들어 미국·유럽까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회장 때 현대차그룹의 성장 동력으로 꼽힌 ‘역발상 경영’이 정의선 체제에서 재등장할지도 주목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차 러시아공장(2008년), 기아차 조지아 공장(2006년), 터키 공장 증설(2013년)은 모두 글로벌 경쟁 업체가 위기에 처했을 때 결정됐다. 아들에게도 이런 DNA가 있는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노사 문제도 관건이다. 이호근 교수는 “‘귀족 노조’에 대한 반감은 여전히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새 시대에 맞는 노사관계를 정립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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