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항공이 지난 12일 한국지점장 명의로 환불신청 접수를 중지한다고 공지했다. 사진 베트남항공 웹사이트
4000건 넘는 접수에 여행업계 패닉
베트남항공에 이어 카자흐스탄 기반의 에어 아스타나(KC)도 17일부터 환불 시스템을 차단했다. 이어 19일엔 에어프랑스(AF)와 KLM 네덜란드항공(KL)의 환불 시스템도 중단됐다. 다만 에어 아스타나 측은 “본사에서 환불 방식을 변경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환불 시스템을 막은 것”이라며 “자체 홈페이지에서만 환불이 가능하도록 방식을 바꾸기 위해 준비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환불 불가 문제가 제기된 항공사와 관련한 환불 요청은 4000건이 넘는다. 하나투어엔 환불 접수가 이어지고 있어 숫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반해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의 환불 시스템은 정상 운영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항공사들의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서도 감축 및 운항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대한항공 및 미주·유럽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하나투어 관계자는 “고객의 환불 문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외항사들이 하나둘씩 사전 통보 없이 환불 시스템을 돌연 차단하기 시작했다”면서 “이에 따른 환불 지연으로 고객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데, 제대로 대응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항사의 시스템 재개 시점도 정확히 몰라 고객에게 제대로 안내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여행업계 관계자는 “외항사를 중심으로 환불 불가 조처되는 곳들이 늘면서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해당 항공사로 연락을 시도하고 있지만 묵묵부답”이라고 했다.
원인은 항공업계 직격탄에 따른 유동성 위기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는 비행기 리스부터 공항 이용 시설료나 인건비 등 기본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고정비가 상당한데 환불 요금까지 겹치면서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객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3층 여행사 창구가 한산하다. 뉴스1
여행사들, 국제협회에 대책 마련 촉구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