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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애플···시총 457조 날리고, 팀쿡은 코로나 감염 노출

중앙일보 2020.03.18 15:56
애플이 코로나19로 위기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CEO인 팀 쿡 본인이 코로나 감염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애플]

애플이 코로나19로 위기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CEO인 팀 쿡 본인이 코로나 감염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애플]

 
글로벌 IT업계는 물론 일반인 사이에도 흔히 회자하는 말이 있다. 바로 "세상에 쓸데없는 게 애플 걱정"이라는 말이다. 그럴 법도 한 게 애플은 시가총액만 1조 달러가 넘고 끊임없는 혁신제품으로 전 세계에 수많은 '앱등이(열혈 팬)'를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요즘 애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 전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애플이야말로 급소를 강타당한 듯 휘청이고 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팀 쿡 CEO(최고경영자) 본인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됐다.   
 
당장 주가가 심상치 않다. 18일 IT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주가는 최근 242.2달러(16일 종가 기준)까지 하락했다. 지난달 12일 327.2달러로 고점을 찍은 이후, 한 달간 25%가 떨어진 것이다. 애플의 시가총액도 3718억 달러, 우리 돈으로 457조원이 사라졌다. 여기에 애플의 수장인 팀 쿡 CEO는 코로나19에 노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세계 최대 음반사인 유니버셜뮤직의 루시안 그레인지 회장이 최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지난달 말 그레인지 회장의 생일 파티에 팀 쿡이 참석했다는 것이다. 유니버셜뮤직이 LA의 대형 스튜디오를 폐쇄하고 있지만, 애플은 팀 쿡 CEO의 코로나19 검사나 감염 여부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   
  

“위기는 고난과 함께 높이 쌓여있고, 우리는 위기를 딛고 일어서야 한다."

팀 쿡 CEO 역시 애플의 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자신만만하던 기존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팀 쿡 CEO는 지난 14일 중화권을 제외한 전 세계 460개의 애플 매장을 27일까지 폐쇄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당시 ‘전 세계 애플 가족에게’라는 글을 통해 “위기는 고난과 함께 높이 쌓여있고, 우리는 위기를 딛고 일어서야 한다. 우리의 상황은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새롭게 생각하고 새롭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링컨 대통령은 역경(adversity)에 부딪혔을 때 이렇게 말했다"는 인용을 통해서다.   
 
애플을 향한 월가의 시선도 차갑게 식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는 최근 "단기적으로 (아이폰) 수요가 감소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수요 감소가 올 6월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UBS는 올 1분기 아이폰 출하량 전망치도 기존 4700만대에서 360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2분기 전망치 역시 4000만대에서 3800대로 낮췄다.  
 
애플의 최근 6개월 주가 추이

애플의 최근 6개월 주가 추이

 

"코로나19가 애플의 가장 약한 고리를 강타했다" 

애플의 실제 실적도 악화일로다. 중국 정보통신기술연구원(CAIT)은 지난 2월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49만4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61% 급감했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은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약 18%를 차지한다. 애플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미국·유럽시장도 빨간불이 켜졌다. 전 세계 460개 매장의 폐쇄가 2주간 계속되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 매장을 폐쇄하면서 판매가 확 줄어든 것처럼 미국과 유럽시장의 매출 감소도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IT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애플이 가장 약한 고리를 강타 당했다"고 분석한다. 지나친 중국 의존도가 화근이라는 의미다. 애플은 알려진 대로 아이폰의 90%를 중국에서 생산한다. 매출의 약 5분의 1이 중국에서 일어난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폭스콘과 페가트론 등의 공장이 상당 기간 멈춰섰고, 2월부터 재가동됐지만, 핵심 부품 조달난으로 아직까지 정상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애플이 계획했던 "아이폰12와 아이폰SE2 출시일이 몇 개월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 공장. 코로나19 여파로 정상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다.[차이나 레이버 와치]

애플의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 공장. 코로나19 여파로 정상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다.[차이나 레이버 와치]

  

위기는 한꺼번에 온다…잇단 패소로 배상금만 수조원 물어줘야  

코로나19 외에 악재도 이어지고 있다. 애플은 1월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과의 와이파이 관련 특허 소송에서 패소해 8억4000만 달러(약 990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2월 말에는 ‘특허 괴물’로 불리는 미국 버넷엑스와의 특허 소송에서 패소해 4억4000만 달러(약 5300억원)의 배상금이 부과됐다. 또 아이폰 배터리 성능을 고의로 저하시켰다는 '배터리 게이트'의 집단소송과 관련 최대 5억 달러(약 6000억원)를 소비자한테 배상해야 한다. 지난 16일에는 프랑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애플에 경쟁 질서 교란을 이유로 11억 유로(약 1조5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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