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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에 1명씩 사망'…성당까지 시신 들어찬 伊 도시의 비극

중앙일보 2020.03.17 23:00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주 베르가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인명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16일(현지시간) 베르가모 공동묘지에 도착한 장의사가 마스크와 방호복을 착용한 채 사망자의 관을 옮기고 있다. 베르가모에서는 30분마다 1명꼴로 코로나19 희생자가 매장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주 베르가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인명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16일(현지시간) 베르가모 공동묘지에 도착한 장의사가 마스크와 방호복을 착용한 채 사망자의 관을 옮기고 있다. 베르가모에서는 30분마다 1명꼴로 코로나19 희생자가 매장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섭게 확산하고 있는 이탈리아에서도 인구 12만의 도시 베르가모가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 거점인 롬바르디아주에 속한 이곳은 코로나19가 덮치며 '죽음의 도시'로 변했다. 
 
17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베르가모에선 최근 일주일 새 385명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했다. 하루 평균 55명이 목숨을 잃는 것이다. 30분당 1명 꼴이다. 
 
병원 영안실이 부족해 일부 시신은 성당에 안치돼 있을 정도다. 밀려드는 시신으로 화장장은 매일 24시간 가동되고 있다. 조르조 고리 베르가모 시장은 TV에 나와 "화장장이 충분치 않다"고 호소했다. 
 
이 지역 일간지 레코 디 베르가모의 부고 면은 평소 1∼2페이지에서 10페이지까지 늘었다. 사망자 대부분은 70~80대로 사인이 언급되진 않았지만 90% 이상이 코로나19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알베르토 체레솔리 레코 디 베르가모 편집국장은 "독자들이 더 힘들어할까봐 부고를 신문 맨 뒤쪽에 실으려 했지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하기 위해 신문 중간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베르가모의 일간지 레코 디 베르가모의 부고 지면. 평소 1~2페이지였던 부고 면이 코로나19 사태로 10면 이상까지 늘었다. 사진 레코 디 베르가모

이탈리아 베르가모의 일간지 레코 디 베르가모의 부고 지면. 평소 1~2페이지였던 부고 면이 코로나19 사태로 10면 이상까지 늘었다. 사진 레코 디 베르가모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끊임없이 밀려들면서 베르가모 내 병원 4곳 가운데 3곳은 코로나19 환자 전용 병동으로 사용되고 있다. 출입 통제가 엄격해 사실상 격리 병동이 됐다. 병상과 장비 부족으로 의료진 역시 사투를 벌이고 있다. 
 
베르가모 시내 한 병원의 응급실 진료를 총괄하는 의사 루카 로리니는 "고대 로마인들이 야만족을 막고자 성벽을 쌓았듯 병원 울타리를 높였다"면서 "중환자를 35년 간 돌봤지만 이런 참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전국에 내려진 이동제한령으로 환자들은 가족·친구들과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거나 의료진의 도움으로 휴대전화를 통해 고별 메시지를 전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가모는 이탈리아 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일찍이 공업이 발달해 이탈리아에서도 꽤 부유한 지역으로 꼽힌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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