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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4월 개학···"수행평가로 중간고사 대체?" 논란

중앙일보 2020.03.17 17:17
17일 대구시 달서구 대구교육대학교 부설초등학교에서 교사들이 늦춰진 개학에 맞춰 학생들에게 전달할 온라인과제물을 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대구시 달서구 대구교육대학교 부설초등학교에서 교사들이 늦춰진 개학에 맞춰 학생들에게 전달할 온라인과제물을 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전국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개학을 다음 달 6일로 연기하기로 17일 결정하면서 교사와 학생‧학부모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는 조치지만, 개학이 예년보다 5주 미뤄지면서 대입과 학사일정의 변화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달 이상 이어지는 학습‧돌봄 공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3차 개학연기로 학사일정 조정 불가피

이번 3차 개학 연기는 1·2차 연기와 달리 학교 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개학을 3주 연기하는 2차 휴업까지는 방학을 줄여 수업일을 보충하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개학이 5주 미뤄지면서 법정 수업일(유치원 180일, 초‧중‧고 190일)을 10일 줄여야 한다.
 
개학이 5주 연기되면서 학사일정도 꼬이게 됐다. 통상 4월 말에서 5월 초에 시행되던 중간고사는 5월 말로 연기되거나 생략될 것으로 보인다. 기말고사도 7월 초에서 7월 말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1학기 내신 성적과 학교생활기록부 마감 일정도 타격을 받게 된다. 대입 수시 원서접수가 9월에 실시됨에 따라 고교에서는 8월 31일까지 학생부를 마감해야 한다. 7월 말에 기말고사를 실시하면 교사가 학생부를 마감하고 학생이 검토‧수정할 시간이 부족해진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의 3차 개학 연기 및 후속 대책 등을 발표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의 3차 개학 연기 및 후속 대책 등을 발표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중간고사 실시 관련 논란 불거질 수도 

중간고사 실시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수 가능성도 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중간고사를 수행평가로 대체하라고 안내했는데, 교사‧학부모 사이에서 우려가 나온다. 수행평가가 학생 변별력이 떨어지는 데다가 공정성이 부족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서울의 한 고교 교장은 “수행평가로만 점수를 매기면 만점자가 수두룩해 1등급이 없을 때가 대부분이다. 평가에 교사의 주관이 개입하기 때문에 학생‧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중1 자녀를 둔 김모(49‧서울 양천구)씨는 “지필고사 없이 수행평가만으로 점수를 내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수행평가는 아무런 노력 없이 ‘무임승차’하는 학생들 때문에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이 늦춰진 상태다.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이수중학교 정문에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이 늦춰진 상태다.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이수중학교 정문에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한 달 넘게 이어지는 학습 공백도 문제 

개학 추가 연기로 한 달 넘게 이어지는 학습 공백도 문제다. 교육부는 온라인 강의를 통해 이를 보완한다는 계획이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의 한 고교 교장은 “교사가 눈앞에 있어도 졸거나 딴짓하는 애들이 수두룩한데 인터넷 강의를 열심히 들을지 의문”이라며 “학급별 과제를 내주고 있지만 수행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고, 성적에 반영하기도 애매하다”고 말했다.
 
특히 대입을 준비 중인 고3 학생·학부모의 걱정도 크다. 그래서 교육계에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등 입시일정을 미루자는 주장도 나온다. 대입은 모의평가→수시 원서접수→수능→정시 원서접수 등이 맞물려 돌아간다. 하지만 개학 연기 때문에 이미 3월 모의평가 등이 미뤄진 상황이다. 
 
“개학 연기에 따라 수능 일정과 시험 범위를 변경해야 한다”(교원단체 좋은교사운동)는 주장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수능일을 1~2주 연기해 학생들의 공부시간 확보를 돕고, 범위를 줄여 학습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거다.
경기 수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성년자 첫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지난달 1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보건소 관계자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을 하고 있다. [뉴스1]

경기 수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성년자 첫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지난달 1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보건소 관계자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을 하고 있다. [뉴스1]

돌봄 공백 장기화로 맞벌이 가정 비상 

돌봄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맞벌이 가정은 난감해졌다. 그동안은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 등으로 긴급 돌봄교실을 이용하지 않고 부모님 등의 도움을 받았지만, 개학이 2주 연장되면서 한계에 다다라서다. 정부는 개학이 연기된 지난 2일부터 긴급돌봄을 제공하고 있지만, 참여율은 저조하다. 
 
초등 3학년 아들을 키우는 박모(37‧서울 관악구)씨는 “지난 2주 부모님과 오빠의 도움으로 하루하루 근근이 버텼는데 이런 상황이 앞으로 3주 더 이어진다고 하니 막막하다”며 “개학 연기만 하지 말고 부모가 마음 편히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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