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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도 브렉시트?'…英 미흡한 조치에 유럽국가 비판 목소리

중앙일보 2020.03.17 17:08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6일 런던 총리관저에서 신종 코로나 대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6일 런던 총리관저에서 신종 코로나 대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번째로 많은 영국이 바이러스 대응을 놓고 안팎의 비판에 휩싸였다.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웃 유럽국가에 비해 매우 미흡한 조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16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적극적 조치를 거부하고 있다'는 기사를 통해 "존슨 총리가 16일 추가 조치를 발표했지만, 이는 최근 다른 유럽 국가들이 한 조치에 비하면 소극적이고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존슨 총리는 16일 오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 국민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하며, 70세 이상의 노인과 임신부의 경우 사회적 접촉을 최소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술집과 클럽·극장 등에 대한 출입을 피하고, 건강 상태가 심각한 경우 12주 동안 자가 격리를 해달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이는 모든 학교 및 상점에 휴교령 및 휴업령을 내리고 외출금지령을 내린 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 등 이웃 국가의 조치에 비하면 매우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스페인과 독일, 스위스의 경우 국경 폐쇄에 버금가는 조치를 내놓았지만, 존슨 총리는 이에 대해 "배제하고 있지 않다"는 말로 대신했다. 더욱이 12주간의 자가 격리 대상인 '건강상태가 심각한 경우'가 어떤 경우냐는 기자의 질의에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존슨 총리는 이같은 비판에 대해 "우리는 성숙한 민주사회의 시민"이라며 "각국은 각자 다른 상황에 부닥쳐있으며, 그 상황에 맞게 가장 정확한 시기에 가장 효과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하는 것"이라고 대응했다.  
 
16일 영국 런던의 프린스 오브 웨일스극장에서 직원이 손님들에게 신종 코로나로 인한 상영 중단을 설명하며 돌아갈 것을 권유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6일 영국 런던의 프린스 오브 웨일스극장에서 직원이 손님들에게 신종 코로나로 인한 상영 중단을 설명하며 돌아갈 것을 권유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영국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의 정치평론가 톰 펙은 인디펜던트 기고문을 통해 "존슨 총리는 이번 발표를 통해 그 어떤 것도 강제하지 않았다"며 "이 절박한 시기에 영국은 그 이상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존슨 총리가 영국의 민주적 시민 의식을 언급했지만, 우리는 당장 휴지 사재기로 유통업계가 혼란을 겪는 것을 보고 있다"며 "우리는 더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공영 BBC도 "존슨 총리의 불분명한 발언으로 인해 웨스트엔드(런던의 가장 번화한 상업 거리)가 분노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이날 기준 영국의 누적 확진자는 1543명으로, 이 가운데 407명이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수도 런던에서 발생했다. 사망자도 55명 발생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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