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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명 확진자 쏟아진 '은혜의 강'…경기 교회 명단에 없었다

중앙일보 2020.03.17 16:4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내 교회 중 일부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0명 이상 확진자가 나온 성남 '은혜의 강' 교회 역시 경기도 교회 명단에서 빠진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종교시설은 등록·신고 대상이 아닌 까닭이라는 게 경기도 측의 설명이다.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 모습. 연합뉴스

잇따르는 경기도 교회 감염 

이날 경기도 등에 따르면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에선 이날 오후 3시 현재 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나왔다. 성남시에선 중원구에 사는 14세 소년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그는 지난 1일 열린 이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소년의 어머니(52)도 앞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 동작구에서도 이 교회 신도인 63세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지난 1일 예배에 참석한 의정부 송산동에 사는 30대 남성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천시에선 부천시 상동에 사는 60세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지난 8일 자신의 차로 은혜의 강 교회에 갔다. 그는 "은혜의 강 교회 신도가 아니다. 신도인 아내를 데리러 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회 신도인 이 남성의 아내(57)와 큰아들(26)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상태다. 이들의 작은아들(24)도 오늘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그는 미국과 캐나다 등을 방문했다가 14일 귀국했다고 한다. 8일 예배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부천시는 작은아들도 은혜의 강 교회 신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충남 천안시에 거주하는 은혜의 강 교회 신도(25세)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은혜의 강' 교회 관련 확진자는 모두 55명(신도 51명, 접촉자 4명)이다.
부천시 소사본동 생명수교회 예배실 입구가 자물쇠로 잠겨 있다. [뉴스1]

부천시 소사본동 생명수교회 예배실 입구가 자물쇠로 잠겨 있다. [뉴스1]

 
서울 구로구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직원이 다녀간 이후 잇따라 확진자가 나온 부천 생명수 교회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부천시 옥길동에 사는 56세 남성이다. 그는 생명수 교회의 신도로 그의 아내(52)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교회와 관련돼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만 17명(신도 16명, 접촉자 1명)이다. 
 
서울과 인천시가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등 직장 및 지역 내 2차 감염 여파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면 경기도는 교회 등 종교 관련 집단 감염 비율이 높다.
이날 0시 기준 경기도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65명인데 종교집회로 발생한 확진자는 71명으로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오후 3시까지 종교 관련으로 확진자가 5명 추가됐다.  
이들 교회 말고도 수원 생명샘교회에서도 수원과 화성, 오산 등에서 온 신도 1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었다.
 

교회 통계도 불확실

이들 교회의 공통점은 신도 수가 200명 이하인 '작은 교회'라는 것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교회 6578곳 중 70%(4500곳) 정도가 신도 수가 100명 미만인 작은 교회다.
문제는 이 통계도 확실하지 않다는  점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교회는 지자체에 등록·신고하는 기관이 아니다. 그래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은혜의 강' 교회도 경기도 교회 명단에 빠져있었다"며 "현재 각 시·군과 함께 모든 교회를 전수조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기초단체도 종교단체를 신고·등록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성남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은혜의 강 교회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확보했다고 한다.
 
경기도는 지난 15일 도내 교회들의 예배 방식을 조사해 집회 예배를 한 교회 중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손 소독제 배치 없이 신도 간 2m 거리를 유지하지 않은 채 예배를 본 137곳이 교회에 대해 오늘부터 29일까지 밀접 집회 제한 명령을 발동했다.
이들 교회가 밀접 집회 제한 명령을 또 지키지 않을 경우 집회가 전면 금지되고 감염병 예방·관리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 경기도는 밀접 집회 제한 명령을 어긴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방역비와 감염자 치료비 등 제반 비용에 대한 구상권도 청구할 예정이다.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도 "도의 요청과 교회와 성도들의 생명·안전을 위해 작은 교회도 유튜브 방송 등 방송 예배로 전환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일부 교회들은 "2m 간격 거리 예배 등은 사실상 규모가 작은 교회에선 하지 못한다"며 "사실상 예배를 보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반발했다.
 
최모란·채혜선·심석용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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