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트서 산 상추, 어쩐지 신선하다 했더니…이유가 있었네

중앙일보 2020.03.17 15:40

매장 반경 50㎞에서 재배한 채소 직거래 

롯데마트가 올해안에 전국 모든 점포에서 채소 직거래 체제를 구축한다. 사진은 롯데마트 은평점. 사진 롯데쇼핑

롯데마트가 올해안에 전국 모든 점포에서 채소 직거래 체제를 구축한다. 사진은 롯데마트 은평점. 사진 롯데쇼핑

롯데마트가 연내 전국 모든 점포에서 채소 직거래 체제를 구축한다. 채소 직거래는 특정 지역에서 재배한 채소를 해당 지역에 위치한 마트가 직접 매입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거래 방식이다. 매장 반경 50㎞ 이내서 재배한 채소를 생산자가 24시간 이내에 마트로 수확·포장·배송한다.
 
대형마트가 채소를 직거래하면 소비자 입장에서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농민이 재배한 채소가 저녁 식탁에 오르기까지 여러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일단 농민은 해당 지역에서 채소를 수집하는 도매 상인에게 채소를 넘긴다. 이 상인은 서울 농산물도매시장에 채소를 넘기고, 여기서 채소를 구입한 소매상이나 공급 업체가 매장에 채소를 진열한다. 소비자가 채소를 만날 수 있는 건 통상 대형마트 같은 소매상의 매장이다.
 
이렇게 여러 단계를 거쳐서 전달하는 채소는 유통 과정을 거칠수록 수수료가 붙는다. 또 유통경로를 거치면서 신선도도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롯데마트 채소 직매입 매장수·매출액. 그래픽=박경민 기자

롯데마트 채소 직매입 매장수·매출액. 그래픽=박경민 기자

농민도 좋고, 소비자도 좋다 

 
하지만 대형마트가 채소를 직거래하면 복잡다단한 유통경로가 농민→대형마트→소비자로 간단해진다. 중간 마진 없이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통상 소비자는 10~20% 저렴하게 채소 구입이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신선한 채소를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24시간 안에 산지에서 대형마트로 배달한 채소를 롯데마트는 입고 당일만 판매한다.  
롯데마트 은평점에서 채소 직거래 매장을 살펴보는 소비자. 사진 롯데쇼핑

롯데마트 은평점에서 채소 직거래 매장을 살펴보는 소비자. 사진 롯데쇼핑

채소 직거래는 채소를 생산한 농민의 정보도 포장지에 표기한다. 예컨대 소비자가 롯데마트 신갈점에서 상추를 구입하면, 용인에서 상추를 재배한 김형배 농민에게서 마트가 직접 사들인 상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 김씨가 상추를 수확한 시점과 포장·배송한 기간은 물론 주소·연락처까지 파악이 가능하다. 봉원규 롯데마트 로컬채소팀 수석은 “소비자가 생산자 정보를 직접 파악해서 신뢰를 주기 위해서 도입한 제도”라며 “생산자 사진을 부착하는 상품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마트가 채소를 직거래하면 상대적으로 신선한 채소를 구입할 수 있다. 사진 롯데쇼핑

마트가 채소를 직거래하면 상대적으로 신선한 채소를 구입할 수 있다. 사진 롯데쇼핑

유통경로 축소해 저렴하고 신선  

 
채소 생산자 입장에서도 직거래 체제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농산물은 태풍이 온다거나 예기치 못한 이상기온이 발생하면 수요가 폭등했다가도, 생산량이 늘어 가격이 폭락하기도 한다. 수요 변화에 따라 채소 매입량도 들쑥날쑥할 수밖에 없다.

 
채소 소비량 등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대형마트는 상대적으로 수요 예측에 용이하다. 생산자 입장에선 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이에 적합한 재배 면적을 확보해 계획적으로 영농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용인에서 청경채를 생산하는 김영배 씨는 “도매 시장에 납품할 때는 일별 가격 변동이 극심했지만, 2015년 11월 롯데마트 납품을 계기로 보다 계획적으로 청경채 재배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매장 반경 50㎞ 이내서 재배한 채소를 판매한다. 사진 롯데쇼핑

롯데마트는 매장 반경 50㎞ 이내서 재배한 채소를 판매한다. 사진 롯데쇼핑

롯데마트, 연내 全 매장에 도입  

 
지난 2014년부터 채소 직거래를 시작한 롯데마트는 현재 105개 점포에서 하고 있는 채소 직거래를 연말까지 전국 124개 전 점포로 확대한다. 품목과 물량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현재 1개 점포별로 직거래하는 채소 종류는 평균 16개 안팎이다. 2014년 3억원에 불과했던 채소 직거래 연매출은 지난해 100억원으로 증가했다.  

 
롯데마트가 현재 직거래하는 채소는 잎채소·열매채소·뿌리채소 등 총 140여종이다. 다만 해당 점포 인근에서 재배 중인 채소만 직거래하기 때문에, 매장마다 직거래하는 채소 종류는 차이가 있다. 예컨대 충남 예산에서는 쪽파를, 충남 금산에서는 추부깻잎을 직거래하는 식이다. 전라북도 군산에선 신품종을 보급하기 위해서 꼬마 양배추를 직거래하기도 한다.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부사장)는 “지역 우수 농민이 생산한 신선식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신선식품 분야에서 다른 대형마트와 차별적인 지위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