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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93조원 날아간 반도체 투톱…그래도 밝은 실적 전망 왜?

중앙일보 2020.03.17 15:17
92조9800억원. 지난 한 달 새 사라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다. 연초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우려가 깊어지며, 국내 대장주인 두 회사의 주가도 맥을 못 추고 있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은 여전히 밝다. 왜일까.
  
 

한 달 새 삼성전자 주가 20%, SK하이닉스 23% 빠져   

삼성전자의 주가는 16일 기준 4만8300원으로 한 달 전(2월 17일, 6만1500원)보다 20.5% 내렸다. 이 기간에 삼성전자 시총은 367조1400억원에서 291조9200억원으로 75조2200억원 감소했다. SK하이닉스 주가도 한 달 새 10만5000원에서 8만600원으로 23.2% 빠졌다. 같은 기간 시총은 17조7600억원 줄었다. 국내 시총 순위 1, 2위인 두 회사에서만 시총이 93조원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전망치 오르거나 소폭 감소

그런데도 국내 증권사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한 달 전보다 올랐거나 소폭 하향하는 데 그쳤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6일 기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조6387억원이다. 1개월 전 전망치보다 1.1% 증가했다. 이 전망대로라면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한 달 전 39조8048억원에서 40조666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597억원으로 한 달 전 전망치(4867억원) 대비 5.5% 감소하는 데 그쳤다.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조3449억원으로 1.4% 줄었다. 연간 매출 전망치는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 두 회사의 실적 전망치는 모두 최근 주가 흐름과 상반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가총액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가총액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여전한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  

주가 급락에도 증권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을 밝게 보는 건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16일 보고서에서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감산 이슈에 따른 업황 개선이 기대되고, 올해 5G 서비스와 DDR5가 본격 확산함에 따라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DDR5는 현재 메모리반도체 주력제품인 DDR4를 잇는 차세대 D램 표준규격으로, 올해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본격 양산한다. 
   
삼성전자의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삼성전자의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서버용 반도체 수요 증가와 글로벌 IT(정보기술) 업체들의 반도체 재고 확보 경쟁도 반도체 시장엔 긍정적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에서 견조한 메모리 수요가 유지되고, 서버 수요 강세로 D램 ASP(평균판매가)가 10% 이상 상승해 모바일 수요 감소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IT 세트 수요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반도체 수요에 대한 우려가 증가했지만, 메모리반도체는 견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SK하이닉스의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반도체 시장 비관적 전망도 고개 들어 

하지만 비관적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16일 하나금융투자는 올 들어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6만7000원→6만3000원)했다. 하나금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전 세계 노트북 PC와 스마트폰 출하량이 역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가전 제품 출하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17일에는 현대차증권이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낮췄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까지 양호한 서버 수요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수요 위축으로 SK하이닉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기존 전망치를 각각 3%, 10.4%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에 따른 팬데믹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위험이 커졌다”며 “2분기까지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강세겠지만 3분기 이후에는 서버와 스마트폰, 노트북 수요 감소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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