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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파라치’ 벌금 낮췄더니…‘공짜폰’ ‘버스폰’ 부활하나

중앙일보 2020.03.17 14:13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이 지난 12일 서울 광진구에 있는 강변 테크노마트 6층 유통점 매장을 방문해 고충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이 지난 12일 서울 광진구에 있는 강변 테크노마트 6층 유통점 매장을 방문해 고충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통신업계에 다시 ‘공짜폰(무료 스마트폰)’, ‘버스폰(버스비까지 돌려주는 스마트폰)’ 조짐이 일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유통점 부담 완화를 위한 일명 '폰파라치' 신고 포상금 인하와 통신업계가 갖고 있던 재고 털어내기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방통위는 17일 “지난 주말에 갤럭시S10 5G 모델에 대해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제보가 있어 이통3사에 구두로 주의 경고를 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짜폰 논란은 이통3사가 지난 13일부터 삼성전자 갤럭시 S10 5G폰의 출고가를 인하한 게 출발점이다. KT를 시작으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갤럭시 S10 5G 폰(256GB)의 가격을 124만8500원에서 99만8800원으로 일제히 내렸다. 이통3사는“새로운 모델인 갤럭시 S20 시리즈가 출시돼 기존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상적인 보조금 받을 땐 선택약정이 유리

이통3사는 출고가 인하와 별개로 공시지원금을 제공한다. 5만5000원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SK텔레콤은 10만원,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8만원을 기기값으로 지원한다. 여기에 대리점과 판매점은 공시지원금의 15%까지 요금을 지원해줄 수 있다. 이 경우 가입자 입장에서는 기기값 할인보다 매달 요금의 25%를 할인받는 선택약정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갤럭시 S10 5G폰(256GB)을 구매하고 기기값 할인을 받으면 LG유플러스 5G스탠다드 요금제(월 7만5000원)의 경우 공시지원금이 36만원, 대리점ㆍ판매점의 공시지원금 15% 할인을 더하면 최대 할인 금액이 41만4000원이다. 하지만 선택약정을 하면 2년간 45만원을 할인받는 식이다. 
 

통신요금 정보포털 '스마트 초이스' 단말기 지원금 조회 화면.

통신요금 정보포털 '스마트 초이스' 단말기 지원금 조회 화면.

 

판매점 일부서 리베이트 지급하며 가입자 유치    

‘공짜폰’ 논란은 일부 대리점ㆍ판매점이 공시지원금 15% 이외에 별도의 리베이트 금액을 지급하면서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대리점은 이통사로부터 판매 장려금(리베이트)을 받는데, 이를 직접 고객한테 주거나 판매점을 통해 지급하는 게 불법 보조금이다. 대리점 입장에서는 가입자를 많이 유치할수록 리베이트 금액이 할증되기 때문에 판매장려금을 많이 쓰더라도 가입자를 많이 모으는게 유리하다. 하지만 대리점이나 판매점이 공시지원금 15% 이외에 추가로 판매장려금 등을 써가며 단말기가를 할인해주는 건 불법이다. 
 

여기에 방통위가 지난 12일 ‘폰파라치’ 신고 포상금을 낮춘 것도 불법 보조금의 빗장을 푼 측면이 있다. 방통위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5월까지 한시적으로 ‘이동전화 불공정행위 신고포상 제도’의 신고포상금을 현행 3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S10에 대한 출고가가 인하되고 폰파라치 포상금까지 낮아지자 일부 유통점이 가입자 확대를 노리고 불법 보조금을 푼 것 같다"고 말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도 “코로나19로 판매가 저조한 일부 유통업체가 불법 보조금 신고 유인이 줄자 ‘이 때 치고 나가자’는 식으로 불법 영업을 확대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통신시장의 작은 신호나 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통시장의 특성상 폰파라치 포상금 인하가 시장에 불법 보조금을 살포할 ‘시그널(신호)’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불법 보조금 살포 방통위 조사 제재받을 수도   

이에대해 김용일 방통위 단말기유통조사담당과장은 “폰파라치 보상금은 이통사와 유통점이 절반씩 부담하는 형태고, 보상금을 낮춘 것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유통업계의 부담을 줄여주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불법 보조금 지급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경우 조사와 제재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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