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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재단에 기부한 땅 팔아 돈 벌고 탈세…작년 680억 추징

중앙일보 2020.03.17 12:00
국세청 세종청사 전경. [국세청]

국세청 세종청사 전경. [국세청]

사립재단 설립자 A씨는 본인이 가진 토지 등 부동산을 공익법인에 출연했다. 그런 다음 해당 부동산을 팔아 번 돈을 공익 사업에 쓰지 않고 A씨가 되가져갔다. 현행 상속·증여세법상 공익법인에 출연한 재산을 3년 안에 공익목적 사업에 쓰지 않으면 증여세를 내야 하지만 이를 탈루한 것이다. 양동구 국세청 법인세과 과장은 "자녀 명의 공익재단에 재산을 기부해 변칙 상속·증여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기부 재산을 기부자 등이 다시 가져갈 때는 세금을 내게 돼 있다"며 "이를 누락한 A씨에 대해 수억원 대 증여세를 추징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공익법인에 기부한 부동산을 팔아 이익을 챙긴 뒤 증여세를 내지 않은 사례를 적발했다. [국세청]

국세청은 공익법인에 기부한 부동산을 팔아 이익을 챙긴 뒤 증여세를 내지 않은 사례를 적발했다. [국세청]

공익법인 탈세 2년째 증가 

공익법인을 이용한 탈세 행위가 점점 늘고 있다. 국세청이 공익법인 분석·조사 전담팀을 운영하기 시작한 2017년 탈세 적발 건수는 212건이었지만, 지난해에는 420건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추징금액도 같은 기간 430억원에서 678억원으로 증가했다.
최근3년간공익재단탈세와추징액.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최근3년간공익재단탈세와추징액.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국세청은 매년 대기업 계열 공익법인에 대한 전수 검증을 하고 있다. 자산과 수입 규모가 큰 불성실 혐의 공익법인도 별도로 검증한다. 국세청은 이를 통해 공익법인 기부 재산을 공익 목적에 쓰지 않거나 설립자의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을 부당하게 채용하는 행위 등을 적발했다. 기업집단 총수일가 지배력 강화를 위해 다른 공익법인과 세법상 허용 범위(지분 5%)를 초과해 주식을 보유한 위법 행위도 함께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익법인이 5%가 넘는 기업 지분을 보유할 때는 증여세를 내야 하지만, 이를 내지 않은 곳들이다. 국세청은 올해에도 탈세 혐의가 큰 곳은 세무조사할 예정이다.
 

이달 말까지 세무 신고해야 

공익법인(12월 결산 법인)은 매년 이달 말까지 출연 재산 등에 대한 보고서와 외부전문가의 세무확인서 등을 관할 세무서에 제출해야 한다. 총자산이 5억원 이상이거나 수입금액과 출연재산 합계가 3억원이 넘는 대형 공익법인은 오는 5월4일까지 결산서류 등을 국세청 홈택스에 공시해야 한다. 또 공익재단은 스스로 수익사업을 할 경우 관련 수익에 대한 법인세를 이달 말까지 신고하고 납부할 의무가 있다.
 

코로나 피해 법인은 신고 연장 

다만 올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공익법인의 경우 신고 기한을 늘려주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해 직접 피해를 본 공익법인은 6월 말까지 법인세를 신고·납부하면 된다. 대구·경산·청도·봉화 등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곳에 있는 공익법인에 대해서는 신고기한을 다음 달 말까지로 연장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공익법인 공시 의무를 한층 강화했다. 올해 수입금액과 출연 재산을 더한 금액이 50억원 이상이거나 출연 재산이 20억원이 넘는 공익법인은 외부 감사인(회계법인)을 선임해 회계 감사를 받아야 한다. 기존에는 총자산가액이 100억원 이상인 대형 공익법인에 대해서만 외부 감사 의무가 있었다. 또 종교단체를 제외한 모든 공익법인은 올해 사업연도에 대한 재무제표 등 결산 서류를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시해야 한다.
 
양 과장은 "공익법인의 편법 상속·증여 행위는 집중적으로 검증하고, 사회공헌에 크게 기여한 공익법인은 '아름다운 납세자'로 추천하는 등 공익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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