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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은혜의강 소금물, 목사 아내가 뿌렸다…지역전파도 시작

중앙일보 2020.03.17 11:41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왼쪽)와 목사 아내가 예배 참석자에게 소금물 분사기를 뿌리고 있다. [뉴시스,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왼쪽)와 목사 아내가 예배 참석자에게 소금물 분사기를 뿌리고 있다. [뉴시스, 경기도]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 신도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수도권에서 계속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도들 사이에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된 큰 이유로 지목된 소금물 분사기는 교체되거나 소독된 적 없으며, 이를 신도들 입 안에 뿌려준 건 목사 아내로 확인됐다.
 
 
 
은혜의 강 교회 관련 확진자 서울서도 속출 

17일 오전 방역작업 중인 서울 강동소방서. [연합뉴스]

17일 오전 방역작업 중인 서울 강동소방서. [연합뉴스]

17일 서울 서대문구에 따르면 천연동 독립문극동아파트에 사는 48세 여성과 21세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모자지간인 이들은 어머니가 은혜의 강 교인이고 아들은 교인이 아니다. 이들이 살던 아파트엔 확진자 모자 외에 함께 거주하는 가족은 없다.  
 
이 밖에 노원구 하계2동 공동주택에 사는 57세 여성, 송파구 장지동에 사는 41세 여성도 이날 확진자로 판명 났다. 이들은 지난 8일 은혜의 강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은혜의 강 교회 신도 중에는 소방서 구급대원도 있다. 서울 강동소방서 소속 구급대원 A씨(60)다. 대구 이외 지역 소방관으로는 첫 확진 사례이고 구급대원으로는 두 번째다.
그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의심 환자 이송 전담 구급대 소속으로 구급차 운전을 담당했으며 지난 12일까지 정상 출근했다. 다만 역학조사 결과 A씨는 이달 2일 이후 출동에서 운전만 맡았고, 감염보호복을 착용한 채 활동해 대민 접촉 가능성은 없었다고 소방청은 밝혔다.
 

수도권 지역감염 우려↑ 

지역감염 우려도 서서히 현실화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에 따르면 은혜의 강 신도이자 이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55세 여성과 57세 남성은 각각 도로교통공단 용인운전면허시험장과 보정동 분당차량사업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용인시는 이들 두 시설에서 확인된 두 사람의 동선에 대해서는 긴급 방역소독을 했다.
 
은혜의 강 교회 신도와 접촉한 지역주민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은혜의 강 교회를 매개로 한 코로나19의 지역 전파로 추정되는 첫 사례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분당구 백현마을(판교)에 사는 75세 여성은 은혜의 강 신도로 코로나19 확진자인 71세 여성과 이웃에 살며 밀접접촉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성남시 설명이다. 71세 여성 신도는 백현동행정복지센터에서 노인환경지킴이로 13일까지 활동했다.
 
17일 오전 11시 기준 은혜의 강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50명이다. 이날 나온 동작구 사당1동에 사는 은혜의 강 신도 53세 여성이 포함되면서다. 이에 따라 은혜의 강 교회 관련 확진자는 목사 부부와 신도 등 48명, 신도의 아들(서울 서대문구 천연동) 1명, 접촉 주민(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1명으로 집계됐다.
 

소금물 분무기, 목사 아내가 뿌렸다 

은혜의강 교회 목사 아내가 예배 참석자 입에 소금물을 분사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은혜의강 교회 목사 아내가 예배 참석자 입에 소금물을 분사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이 교회는 “소금물이 코로나19에 좋다”는 잘못된 정보를 듣고, 소독되지 않은 분무기로 예배 참석자들 입에 소금물을 뿌렸다는 게 역학조사 결과 밝혀지며 감염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혜의 강 목사는 보건소에서 이 같은 행위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해준 뒤에야 잘못된 정보임을 알았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신도들 입에 뿌려진 소금물 분사기는 교체되거나 소독된 적 없으며, 이를 뿌려준 건 목사 아내로 확인됐다.
 
성남시는 지난 1일과 8일 예배에 참석한 신도 135명에 대해 15일부터 전수조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1명이 1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135명 가운데 15명에 대한 검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이 가운데 4명은 검체 채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시는 밝혔다. 2명의 경우 예배를 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1명은 허리 통증으로 검사에 응하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명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상태다.
 
성남시민들은 지역사회 전파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은혜의 강 교회 근처에 산다는 택시기사 B씨는 “계속 (확진자가) 번져나갈 텐데 어떡하냐”며 “성남 손님 태우기도 겁나고 이젠 모든 손님을 태우는 게 겁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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