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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초기 중앙은행 총재들 소통실패가 시장패닉 불렀다"

중앙일보 2020.03.17 10:54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의 소통 능력이 걱정된다.”
로리 나이트 영국 투자자문사 옥스퍼드메트리카 회장은 "포트폴리오의 주식가치 비중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종목을 싼 값에 사들일 때"라고 말했다.

로리 나이트 영국 투자자문사 옥스퍼드메트리카 회장은 "포트폴리오의 주식가치 비중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종목을 싼 값에 사들일 때"라고 말했다.

영국 투자자문사인 옥스퍼드메트리카 로리 나이트 회장의 말이다.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다. 그는 전설적인 투자자인 존 템플턴이 남긴 기금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각종 기금과 큰손에 조언하는 그가 나날이 추락하는 현재 시장에 대해 무슨 말을 할지 궁금했다. 

로리 나이트 영국 옥스퍼드메트리카 회장
투자전설 존 템플턴 기금 운용전략 책임자
코로나 사태 초기에 시장에 분명한 시그널 주지 못했다.
Fed 금리인하는 '당황해 허둥대는 모습'으로 시장에 비쳤다.
지금은 포트폴리오 내 주식가치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
온라인 교육과 게임 종목을 사들이면 좋다.

 
주식 등 자산가격이 너무 내려간다.
“글로벌 시장이 깊이를 재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개별 기업과 개인에게 어느 정도 상처를 남길지 측정(fathom)하지 못한다.” 
 
현재 상황이 2007년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비슷하다.
“그때 서브프라임이 각종 구조화 증권에 뒤섞여 있어, 시장이 피해 규모를 가늠하지 못했다. 피해 규모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현재 상황이 서브프라임 사태를 담았다고 할 수 있다. 시장은 리스크를 합리적으로 판단해 가격에 반영하지 못할 때 패닉에 빠지곤 한다.”
 

“코로나 사태는 현재 경제정책 담당자들에게 낯선 사건이다” 

 
왜 시장이 코로나 피해를 가늠하지 못할까.
“누구나 다 알듯이, 현대 기업은 본사는 서울이나 뉴욕에 두고 있으면서 생산기지는 중국과 베트남, 심지어 아프리카 등에 두고 있다. 이동 스피드가 중요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그 스피드를 뚝 떨어뜨렸다. 기업의 순이익이 줄 수밖에 없다.” 
 
시장 참여자들이 순이익 감소 폭을 적절하게 반영해 가격에 반영하면 되는 것 아닌가.
“전염병 사태는 현재 시장 참여자들에게 아주 낯선 사건이다. 2차대전 이후 태어난 베이비부머들은 국경이 폐쇄되는 정도 전염병을 거의 겪지 않았다." 

 

경제 역사를 보면 전염병이나 홍수, 흉년 등 경제외적인 변수는 ‘1825년 패닉’ 이후 주가 추락이나 경제 위기의 핵심 변수에서 밀려났다. 그해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위기는 금융과 생산 과잉 등 경제 내적인 변수에 의해 사상 처음으로 촉발됐다. 
 
그래서인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네 번째 양적 완화(QE)를 했는데, 주가 하락이 멈추지 않았다.
“전염병 사태와 같은 일에 통화정책은 시장의 믿음을 유지하는 데 그친다.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사태 초기에 시장에 분명한 시그널을 주는 데 실패했다.” 
 
무슨 말인가.
“크리스틴 라가르드가 중앙은행 경험이 없는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자리에 앉았다. 마침 영란은행(BOE)의 수장이 교체됐다. 앤드루 베일리가 이번 주 월요일 임기를 시작했다. 라가르드 등은 사태 초기에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시그널을 보여줘야 했다.”
 

“중앙은행 총재들이 사태 초기 시장에 분명한 메시지를 주지 못했다”  

 
파월과 라가르드 등이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각국의 재정확대를 주문하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주로 말했다. 다급한 상황에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그 바람에 Fed 파월의 금리인하가 시장 참여자의 눈에 ‘다급해서 허둥대며 내놓은 조치’로 비쳤다. 현재 중앙은행 총재들의 소통 능력이 염려된다.”
 
이제 요즘 같은 시장에서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가 궁금하다.
“투자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투자금액 기준 60%가 주식이고, 40%가 현금이라고 가정하자. 요즘 주가가 추락해 포트폴리오의 주식가치 비중이 60%를 훨씬 밑돈다. 전설적인 투자자 존 템플턴 경은 이럴 때 현금을 이용해 주식가치 비중을 60%로 늘렸다. 주가가 저렴해진 틈을 이용하는 전략이다. 요즘 시기에 아주 적절하다.” 
 
어떤 종목을 사야 할까.
“헬스케어를 우선 추천한다. 온라인 교육과 게임 종목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면 좋다. 항공사 주식은 절대 사지 말아야 할 종목이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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