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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실 논란’ 인천 장발장, 2000만원어치 '돌봄 후원' 받기로

중앙일보 2020.03.17 10:24
'인천 장발장'에게 후원을 한 시민(가운데)과 경찰관. [사진 인천중부경찰서]

'인천 장발장'에게 후원을 한 시민(가운데)과 경찰관. [사진 인천중부경찰서]

 
지난해 인천 한 마트에서 아들과 함께 먹을 것을 훔치다 선처를 받고 ‘인천 장발장’으로 불린 30대 가장이 과거 행적 논란에도 후원금을 받게 됐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인천시 중구에 거주하는 A씨(35)에 대해 후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10일 A씨가 아들(12)과 함께 인천시 중구 한 마트에서 우유·사과 등 식료품을 훔치다 적발된 뒤 선처를 받는 과정에서 A씨의 사정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A씨는 중구 한 임대 주택에서 두 아들, 어머니(58)와 살면서 생계·주거·의료 급여를 합쳐 한 달에 150만원가량을 받았다. 집 관리비와 병원비·생활비로 쓰고 나면 남는 돈은 없었다고 한다. 몸이 아파 택시 기사를 그만 둔 뒤 다른 일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굶주림을 참지 못해 식료품을 훔쳤다"고 마트 대표에게 사죄했고 대표는 선처했다. 당시 이 사연을 우연히 듣게 된 한 시민은 현금 20만원이 든 봉투를 A씨에게 건네기도 했다.
 
이후 A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A씨 가족에게 전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생활용품들이 해당 마트로 들어왔다. 공동모금회에는 A씨에게 보내주길 희망하는 후원금이 2000만원 이상 모였다.
 
그러나 ‘A씨가 몸이 아파서 택시 기사를 그만둔 것이 아니라 기사 시절 여러 문제가 불거져 일을 그만둔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일부 후원자들은 후원을 취소했다.
 
하지만 일부는 후원 의사를 철회하지 않으면서 약 2000만원의 성금이 남았다. 이에 공동모금회는 중구청과 회의를 거쳐 A씨 가족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후원금은 현금을 주는 방식이 아닌, 돌봄 지원 형태로 전달하는 방안으로 결정됐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이번 주부터 후원금을 집행해 약 1년간 지원센터 등이 A씨의 자녀가 잘 성장하도록 돌보고 의료·긴급생계·심리치료 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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