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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소금물 뿌린 '은혜의 강'…전문가 "바이러스에 효과 없다"

중앙일보 2020.03.16 20:07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강 교회 관계자들이 예배 참석자 입에 소금물을 분사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강 교회 관계자들이 예배 참석자 입에 소금물을 분사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흔히 겨울철 감기 예방을 위해 소금물로 가글을 하거나, 치약 대용으로 소금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소금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예방에도 도움이 될까. 전문가의 반응은 "아니다"다. “소금물은 바이러스를 죽이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그릇된 믿음이 바이러스의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46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 
  
16일 성남시에 따르면 은혜의강 교회는 이달 초 예배 참석자들의 입에 소금물을 분무기로 뿌렸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소독’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이날 “지난 1일과 8일 이 교회의 예배 CCTV를 확인한 결과, 교회 측이 이 두 날 모두 예배당 입구에서 예배를 보러온 사람들 입에 분무기를 이용해 소금물을 뿌린 것을 확인했다”며 “잘못된 정보로 인한 인포데믹(infodemic·정보감염증)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청도 인터넷과 일부 소규모 언론을 통해 이른바 ‘가짜뉴스’가 교회 측에 전달됐다고 분석했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예방에 소금물이 효과가 있다는 것이 유튜브나 일부 신문을 통해 사람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며 “은혜의강 교회 측도 좁은 공간에서 최초 확진자를 비롯, 80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한 줄로 서서 소금물을 입과 손에 뿌렸고, 역학조사 결과 분무기 교체나 소독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경기 성남시 수정구 은혜의 강 교회에서 16일 오전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들이 교회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경기 성남시 수정구 은혜의 강 교회에서 16일 오전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들이 교회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뉴시스

소금물의 소독 효과에 대한 그릇된 정보에 대해 전문가들은 “소금물은 바이러스를 죽이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소금물의 염도로는 바이러스를 죽일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분무기를 통해 소금물을 입 안에 뿌리는 행위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 도움을 줬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분무기의 분사구에 침에 묻거나, 분무된 작은 소금물 입자가 침과 섞여 좁은 공간에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소금물로 양치하거나 가글을 하는 것은 입 안 세균을 죽여 감기 등을 예방하기 위한 행동”이라면서 “바이러스는 소금물이 죽일 수 없고, 알코올ㆍ 락스ㆍ에탄올과 같은 소독제 등만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소금물을 분사하며 나오는 작은 입자들이 코로나19 확진자의 침과 섞이면서 인근에 있던 다른 교회 신도들에게 코로나를 퍼트리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관 동국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분무기로 소금물을 입에 뿌릴 경우 분사구가 입 가까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분사구를 입 안에 넣으면 침이 묻으면서 바이러스가 옮겨 다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회에서 사용한 분사기가 보전돼있다면 죽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해 역학조사에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상언ㆍ채혜선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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