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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전날 새벽···조국 동생 서류 파기하다 파쇄기 과열"

중앙일보 2020.03.16 18:20
조국 전 법무부 장관(왼쪽)과 조 전 동생 조모씨의 모습.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왼쪽)과 조 전 동생 조모씨의 모습. [연합뉴스]

"파쇄기가 과열이 돼서 작동을 안 하니까…매우 덥고 짜증이 났었습니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53)씨가 지난해 8월 조국 일가 의혹 보도가 쏟아진 뒤 자신과 관련한 서류들을 검찰의 압수수색 전날 새벽에 옮겨 파쇄하려 했다는 법정진술이 나왔다.
 
당시 조씨의 집에서 서류를 옮긴 뒤 파쇄 작업을 도왔던 조씨의 전 직장동료 A씨는 16일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2019년 8월 27일 조국 일가에 대한 검찰의 첫 번째 압수수색 전날 조씨가 새벽 1시쯤 연락해 새벽 4시까지 서류를 옮겼고 이후 서류를 파쇄하다 파쇄기가 과열됐다"며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서류를 파쇄하다 파쇄기가 과열됐다" 

A씨는 관련 서류 중에 "웅동이란 글자하고, 소송 관련한 것이 얼핏 기억이 난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A씨는 조씨의 변호인이 "피고인이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불리한 내용을 없애려 했다고 생각하느냐"란 질문에는 "조씨가 자신있게 '가짜뉴스다. (미래통합당에서) 모함하는 거다'라고 말해 증거인멸이라 생각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지난해 8월 27일 경남 창원시 웅동학원(웅동중학교)을 압수수색한 검찰의 차량이 학교를 빠져나오고 있다. [뉴스1]

지난해 8월 27일 경남 창원시 웅동학원(웅동중학교)을 압수수색한 검찰의 차량이 학교를 빠져나오고 있다. [뉴스1]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에서 열린 조씨의 재판에는 조씨의 전 직장동료 A씨와 조 전 장관의 아버지가 운영했던 고려종합건설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A씨의 증인신문을 통해 조국 일가가 소유하던 웅동학원에 대한 배임과 소송사기, 교사 채용비리 혐의 등을 받던 조씨가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점을 재판부에 강조했다. 검찰은 A씨가 검찰 조사에서 "조씨가 자신에게 불리한 자료를 파쇄하려 했던 것이라 생각했다"는 진술도 공개하고 조씨가 A씨에게 여러 차례 '파쇄기를 빌리라'고 지시한 정황도 제시했다. 
 
검찰 증인신문 과정에선 조씨가 지난해 8월 검찰의 압수수색 전날 새벽 자신의 집에서 사무실로 12박스 분량의 서류를 옮긴 뒤 압수수색 전까지 절반 분량의 서류를 파쇄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조씨의 변호인은 문서 파쇄 당시 조씨가 검찰 수사를 언급하지 않았던 점을 강조하며 증거인멸의 시도가 아니라 반박했다.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52)씨가 지난해 10월 31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현재 조씨는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있다. [연합뉴스]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52)씨가 지난해 10월 31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현재 조씨는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있다. [연합뉴스]

"조국 동생 웅동중 하도급 안 받아" 

이날 재판에선 조씨가 웅동학원 관련 공사에서 하도급을 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의 증언도 나왔다. 조씨가 실제 하도급 공사를 받은 적이 없다면 조씨가 웅동학원에 대해 갖고 있는 수십억원의 채권은 허위 채권이 된다.  
 
조씨의 아버지가 운영했던 고려종합건설에 근무하며 웅동중 신축 당시 현장소장으로 일했던 B씨는 검찰이 법정에서 '도급인-고려종합건설, 수급인-고려시티개발, 연대보증인-웅동학원'이라고 적힌 하도급 계약서를 보여주자 "본적이 없다"고 답했다. 고려종합건설은 조씨의 아버지가 대표회사로 있던 회사고, 고려시티개발은 조씨가 대표이사로 있던 건설업체다. 검찰은 다시 "계약서 내용은 고려시티개발이 (웅동중 관련) 진입로 등 공사 전체를 하도급받은 것으로 돼 있는데 실제로 (하도급이) 있었나"라고 묻자 B씨는 "하도급은 없었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런 진술을 근거로 조씨가 부친과 공모해 웅동학원이 소유한 웅동중 공사 관련 허위대금 소송을 냈다고 보고 있다. 조씨가 실제 존재하지 않는 공사 대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웅동학원에 제기했고 변론을 포기한 웅동학원은 조씨의 회사에 수십억원의 채무를 지게 됐는데 이 소송 자체가 사기라는 것이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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